연예인·공무원 출신 낀 일 원정 성매매단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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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전직 연예인과 레이싱 모델 등이 포함된 해외 원정 성매매 여성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국내 여성들에게 일본 등지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한모(32·여)씨와 브로커 강모(55)씨 등 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성매매 여성 47명과 업주·브로커·사채업자 18명 등 6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일본 도쿄 인근 우그이스타니에 업소를 차려놓고 한국 여성들을 데려다 성매매를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성들을 도쿄 시내 가정집·호텔·모텔 등에서 남성을 만나게 했다. 또 고객을 모으기 위해 이들 여성의 반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공개했다.

 강씨 등 브로커들은 서울, 부산 등 국내 성매매 업소 등을 돌며 여성을 물색한 뒤 한씨 등으로부터 1인당 100만~150만원을 받고 일본에 보냈다. 또 여성에게 현지 생활비 등으로 미리 2000여만원을 준 뒤 나중에 높은 이자를 받고 회수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브로커를 통해 일본으로 건너가 성매매를 한 여성은 전직 연예인·유명 모델·전직 공무원·운동선수·주부 등이었다. 전직 연예인 등은 신분이 노출되기 어려운 해외에서 한 달에 2000만~3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성매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일본을 오가며 성매매를 했고, 고객이 많았던 여성 8명은 브로커의 도움으로 비자 서류 등을 위조해 1~2년간 장기 체류하기도 했다.

 일부 브로커는 여성이 선불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일본 센다이 지역의 다른 업소에 돈을 받고 넘기는 인신매매도 했다. 원정 성매매를 주저하는 여성은 무속인에게 데려갔다. 미리 입을 맞춘 무속인은 “일본에 가면 대박난다”며 성매매를 부추긴 뒤 사례비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들은 번 돈을 업주나 브로커에게 뜯기거나 생활비로 쓰고 빈털터리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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