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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뒤집고 뒤집히고 혼돈의 선두권 … 삼성·LG 다시 승차없는 1·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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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숱한 승리와 우승을 맛본 프로야구계 명장(名將)들, 그들은 아직도 “야구가 어렵다”고 했다. 국내 프로야구 감독 통산 첫 1500승(15일 현재·1502승) 고지를 넘어선 김응용(72) 한화 감독과 현역 감독 중 승수 2위(550승) 김경문 NC 감독도 ‘승리에 대한 갈증’ 속에 하루를 보낸다. 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오늘 이기는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은 15일 행복했다. NC는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4-2로 역전승했다. 올 시즌 삼성과의 상대 전적은 2승1무9패. 김경문 감독은 “1위 팀을 상대로 승리해 기쁘다”고 했다.

 NC는 2-2로 맞선 6회 말 무사 1·3루 기회를 놓쳤다. 1루 대주자 이상호가 견제사를 당했고, 권희동과 노진혁은 각각 투수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7회 1사 3루에서는 구원 등판한 안지만(삼성)에게 모창민과 나성범이 연속 삼진을 당해 또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NC는 또 ‘득점의 문’을 두드렸다. 8회 말 2사 1·3루에서 노진혁이 안지만의 149㎞짜리 직구를 받아쳐 2타점 우중월 2루타를 쳐냈다. 8회 구원등판한 NC 베테랑 우완 손민한은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5승(2패 2세이브)째를 따냈다. 김경문 감독과 NC는 강팀을 상대로 ‘어려운 야구’를 풀어냈다.

 김응용 감독은 또 괴로운 하루를 보냈다. 한화는 잠실 LG전에서 4-6으로 역전패했다. 한화는 0-3으로 뒤진 4회 이대수의 좌전 적시타와 정범모의 투수 앞 내야안타로 두 점을 추격했다. 5회에는 정현석의 좌중간 안타로 동점을 만들고, 상대 1루수 문선재의 실책을 틈타 역전 점수까지 얻었다. 하지만 7회 말 2사 1·2루에서 이진영에게 좌익수 쪽 2타점 2루타를 얻아맞아 4-5로 역전당했다. 후속 타자 정성훈의 중전안타가 나와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화는 최근 3연패에 빠졌다. 8위 NC와의 격차는 11게임으로 벌어졌다.

 시즌 초 김경문 감독과 김응용 감독은 같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NC와 한화의 동반 부진 속에 “두 팀이 리그의 질을 떨어뜨린다”라는 비판이 일었다. 김경문 감독은 “그런 비판을 들을 때 참 힘들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길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신생팀 NC가 4할을 웃도는 승률을 기록하며 김경문 감독과 NC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김응용 감독은 여전히 날 선 비판에 시달린다. 1980년대 해태에 9번이나 우승을 안긴 김응용 감독은 한화에서 ‘9위팀 감독’으로 전락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1500승을 달성하는 순간에도 “내일 승리와 바꾸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화가 2할대 승률에 머물면서 김응용 감독의 고민은 더 커가고 있다. 그에게 여전히 야구는 어렵다.

 한화를 제물로 삼은 2위 LG는 선두 삼성과의 승차를 없앴다. 4위 넥센은 5위 롯데를 6-1로 꺾으며 한숨을 돌렸고, 두산은 KIA에 4-0 완승을 거뒀다.

서지영 기자

◆15일 전적
?▶한화 4 - 6 LG ?▶두산 4 - 0 KI A
?▶삼성 2 - 4 NC ?▶넥센 6 - 1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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