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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부들은 건전하다|재미교포 이정희여사에 들어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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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의 가정은 주부의 낙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행복한 주부들의 많은 장점과 또 많은 단점이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들의 정말 모습은 어떤 것일까. 「로스앤젤레스」에서 13년간 살다 잠시 귀국한 이정희씨(장무열씨 부인)에게서 미국의 주부얘기를 들어본다. 미국여성의 주부생활은 대학시절 부부기숙사에서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다.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는 1백% 맞벌이 부부. 자녀가 늘고 유치원·국민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대부분의 주부는 자녀교육비 때문에 시간제 직장을 택한다.
자녀교육의 중점은 학습보다 건강과 정서에 둔다. 숙제에서 풀려난 자녀들과 수영·낚시·「스키」등 운동으로 주말을 보낸다.
미국어머니의 중요한 사회활동인 사친회는 자기자녀만이 아닌 학교자체를 위한 봉사단체다.
한국어머니들은 자기자녀의 성적향상에만 헌신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들은 학교전체의 발전을 통해 자녀를 건강하고 건전하게 기르려고 한다.
「탤리비젼」시청도 엄격히 선택해서 허락하며 요리·바느질을 비롯한 가사를 다방면으로 교육한다. 고등학교 여학생이 자기옷을 만들고 요리하는예는 흔하다.
미국주부들도 자녀를 때리는 경우가 있지만, 자기의 감정풀이를 하거나 어린이에게 상처를 입히는 예는 거의 없고, 이런 경우 이웃에서 고소까지하면서 어린이를 보호한다.
미국가정에서도 주도권을 갖는 것은 남편이지만 남편은 여가를 즐기는 마음으로 청소와 설거지등을 맡는다. 한국에서는 남편이 외부에서 일어난 일을 가정에서 말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미국주부들은 남편의 외부생활전부를 알고 협력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미국여성 가운데 65세이상의 집안 어른들과 함께사는 경우는 28%. 나머지는 같은「아파트」다른층에 살거나 1시간좀 걸려 오갈수 있는 거리에 가까이 산다.
부활절·추수감사절·성탄절은 물론 주말을 노인들과 함께 보내는 예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외출할때는 한국처럼 자녀와 집을 노인들에게 맡기기도 한다.
이웃이나 친척과의 왕래는 상류층 일수록 빈번하다. 이런 긴밀한 관계는 한국에서 알고 있는 미국의 인상을 바꾸는 새로운 경향으로 볼 수 있다.
흔히 미국인들은 소질을 미덕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주부들의 경제생활은 철저한 절약주의다. 견고하고 우수한 물품을 비싸게사서 대를 물려 쓰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다. 돈계산은 정확히 따지지만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봉사할때는 무보수로 기꺼이 나선다. 그들은 주로 학교 사친회·병원·도서관 모금운동에 봉사하며 특히 노인들의 봉사정신은 대단히 높다.
사회봉사에 보내는 시간이외의 여가는 가족과의「레크리에이션」으로 보낸다.
피서, 피한을 주로 하지만「아프리카」나 중동지역에 여행할 계획으로 평소에 저금을 하기도 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젊음과 건강보존법. 과거에는 노인과 중년남녀만이 건강유지에 노력했지만 요즘은 젊은이들이 젊음유지에 신경을 쓴다.
직장을 갖고 있는 주부들은 보통 1주일에 한번 미장원에서 머리를 빗고 직장을 갖지 않은 주부는 집에서 손질한다.
자녀들의 머리손질이나 이발도 돈의 절약을 위해 어머니가 직접 해준다.
주부들의 종교열은 점차 감소되는 경향이 있어 한달에 한번정도 교회에 가는 정도. 성도덕의 추락은 극히 일부분의 현장일 뿐 이혼율도 그리 심하지 않고 전과같이 유지되고 있다.
한국에 알려진 것과는달리 미국주부들은 정숙하고 부지런하며 절약가요 무료봉사자인 동시에 원만한 가족관계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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