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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처녀 의문의 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2일 상오 7시 4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 7가 108 대폿집「7가집」(주인 서명율·47) 식모 선복순양(21·전남 곡성군 곡성면 월복리)과 임신 8개월 된 손명애양(가명·19·전남 광주시)이 방안에서 빨간색 내의 바람의 아랫도리를 발목까지 벗겨진 채 변시체로 발견됐다.
이들은 둘 다 방 아랫목에 이불을 젖히고 나란히 드러 누은 모습으로 죽어있었다.
이들은 둘 다 코와 입에서 피가 흘려있었고 혀를 반쯤 물고있었으며 목 앞 부분에는 멍든 흔적이 보였다. 얼굴에 핏발이 서있었으며 손톱으로 핥퀸 듯 한 자국이 났다. 손양의 오른쪽 넓적 다리에는 피가 약간 묻어 있었으나 두 사람에게서 난행 당한 흔적은 없었다.
「홀」동쪽의 온돌방에서 잔 이들의 방문은 안으로 잠겨있었으나 남쪽 연탄 광 쪽으로 향한 창문이 열려있었다. 방안의 물건들과 손양이 차고있던 손목 시계 등은 모두 그대로 있었고 난투를 벌인 흔적도 없었다.
이들의 죽음은 건너 방에서 잠자던 주인 서씨가 평소 5시면 일어나던 이들이 늦도록 일어나지 않아 깨우러 문을 열었다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상오 시체를 검안한 전 국립 과학수사연구소장 유영호 박사는 이들의 목에 있는 멍과 얼굴의 핏발 등 시체 반응 등 타살체의 흔적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일단 타살로 보고 손양의 애인 이모군(30·모 철공소 직공)과 사건 당일 휴가 나왔던 건넌방 주인의 친척 윤모 상병(24)도 참고인으로 소환 신문중이다.
죽은 선양과 손양은 11일 밤 11시 30분부터 12시 사이에 외출했다가 돌아왔다.
주인 서씨에 의하면 선양은 약 5개월 전 식모로 들어온 뒤 월 3천원씩 받고 일해 왔으나, 손양은 3개월 전에 임신된 것이 알려져 쫓겨났으나 거처할 곳이 없어 다시 돌아와 서씨 집에서 일하고 있었다. 손양은 평소 세상을 비관하는 말을 자주 해왔으며. 선양과는 같은 방을 쓰면서 자주 밤늦도록 함께 울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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