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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그 산실의 주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당 작업은 발기인 선정 단계에 이르렀다. 이들은 50명의 발기인 서명을 받는 대로 3월중에 창당 준비대회를 갖고 신민당의 6월 후보 지명대회를 전후하여 가칭「국민당」혹은「신한당」으로 창당 할 계획이다. 신당은 신민당에 대한 불신을 창당의 명분으로 내 걸고 있다. 즉 들러리 야당을 탈피하고 선명 야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 신민당소속 의원 일부를 포섭, 별도 원내 교섭단체를 갖겠다는 등 신민당 사람들에 대한 포섭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어 창당 작업은 신민당과의 마찰음을 일으키고 있다.
신당은 지난 연말부터 김상돈씨 등 일부 해금자들 사이에서 얘기돼 오다가 지난 1윌 26일의 신민당 전당대회 후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지난 2월초 윤보선씨가 낸 신민당 탈당 성명은 신당 작업의 신호가 된 것 같다.
윤씨는 탈당 성명을 낸 뒤 장준하 장기영 신태악씨 등을 빈번히 만났고, 신민당의 정일형 조한백씨를 안국동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윤씨는 이들에게 유진산씨가 당수인 신민당의 장래에 대한 소견을 얘기하면서『신민당에 강력한 대여 투쟁을 기대할 수 없는 바에야 투쟁할 수 있는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유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일형씨는『아직은 신당을 만들 시기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말했다는 것이며 조한백씨는『윤씨가 보는 신민당 관에 대해서는 나도 동감을 표시했다』고만 말하고 있다.
0....신당 작업은 두 갈래로 추진되고 있다. 그 하나는 서린동의 신태악씨 사무실. 이곳에는 해금자「그룹」의 김상돈 김선태 조중서씨, 전 신한계의 신각휴 신태악 장기영 이정래 씨, 혁신계의 정화암씨로 9인위가 구성돼 있다.
다른 하나는 의원회관의 장준하씨. 장의원은 줄 곧 비워져 있던 박순천 의원 사무실을 그의 신당 사무실로 이용, 신민당 소속 의원·학계·퇴역장성·청년층 등을 접촉하고 있다.
이 두 신당「센터」는 안국동 8번지의 윤씨댁을 통해 연결될 뿐 아직은 직접적인 연결은 없다. 윤씨는 이미 조종호 비서실장을 통해 무교동 부근에 당사를 마련시키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창당자금은 증권업에 관계했던 나상근씨와 군납업을 하는 윤기대(해위의 전비서)씨가 대고 있다는 풍설도 있다.
0....신당 추진 인사들은 50명의 발기인 중 3분의 1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았던 각계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창당 단계에서는 신민당의 많은 사람들이 합세하게 될 것이며 국회의원 10여명으로 원내 교섭단체도 갖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장 의원은 신민당 내 비주류에 속하는 20명 가까운 의원들을 만났다는 것.
이 때문에 신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규명했는데 장 의원과 박재우 의원 외에는 모두 신당과 관계가 없다는 해명을 했다.
신민당 의원총회에서 정해영 총무는 장·박 두 의원을 만난 얘기를 하면서『박 의원은 당에서 선거구도 안주니 내 갈 길을 찾기로 했다더라』고 보고했다. 의원총회는 신당 운동은 신민당에 쏠린 국민의 지지를 분산시키려는 정략의 소산으로 규정 짓고 모두 징계하기로 했다. 단 소속 당원은 징계에 앞서 먼저 의원직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탈당을 권유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나는 창당과 동시에 탈당하여 보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구할 생각이지만 다른 의원은 신당의 원내 교섭단체를 위해 탈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전국구인 박 의원은 정해영 총무에게 제명을 요청했다.
0....신당의 당수는 윤보선씨를 추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장준하씨는 윤씨가 당수 자리를 맡겠다는 결심을 표명했다고 말하고 있고 신태악씨는 윤씨가 당수직을 아직 승낙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추대 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통령후보는 당수와 분리한다는 원칙이 양해사항이 돼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래서인지 일설에는 윤씨가 정일형씨에게 신당의 대통령후보를 권했다는 얘기도 있고 김상돈·장준하씨 설도 있다.
그러나 김·장 양씨는 대통령 후보는 절대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있고 오히려 신민당 안의 비주류 연합인 정민회가 합세하게 되면 재야의 원로급 옹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이도 있다.
0....신당이 그들이 짠 계획표대로 창당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관계자들은 신민당의 4월 지구당 개편이 끝나면 조직책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신당에 몰릴 것이고, 잇달아 6월 지명대회가 순조롭게 되지 않을 때, 또는 유 당수가 후보를 겸할 때는 신민당 비주류가 모두 신당 쪽에 기울어져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하자면 신당의 당세는 신민당의 집안사정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창원 조남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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