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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한 우리말로「졸업 소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6일 하오 서울대학교 졸업식 장에는 피부색이 다른「벨기에」신부 고현택씨(40)가 끼여있었다. 문리대 인류학과를 졸업하는 고씨는 학우들과 천지들의 축하인사를 받으며『정든 교정을 막상 떠나려니 서운하다』고 유창한 우리말로 졸업 소감을 털어놨다.
고씨는 서울대학교 개교이래 외국인으로서는 23번째 학사학위를 받는 외국인.
고 신부는 작년에 학사 편입했다가 좋은 성적으로 이날 졸업의 영광을 안은 것이다. 10년 전 우리 나라에 왔기 때문에 강의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한자가 조금 힘이 들었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동양을 그리던 그는 한국에서 신부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한국을 선택했다 한다.
부임이래 전북 이리·전주·군산 등지에서 신부로 일해오다 지금은 성북동 천주교전주교구 사무실에 있다. 찌개백반과 신선로를 즐겨먹는다는 고 신부는 올해 미국에 유학해서 인류학 박사학위「코스」를 마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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