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감금 UCSD 대니얼 정군 인터뷰

미주중앙

입력

지난해 4월 마약조직원으로 오인체포돼 유치장에서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5일간 방치됐던 대니얼 정(25ㆍ사진)씨가 31일 CNN을 비롯한 주류 언론에 잇따라 출연했다. 전날 정씨 변호인측이 "법무부로부터 410만달러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발표〈본지 7월31일자 A-1면>하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된 것이다.

UC샌디에이고에 재학중인 그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마약단속반(DEA)의 급습에서 체포됐다. 당시 이 집에선 엑스터시 1만8000정 등 마약이 무더기로 나왔다. DEA는 정씨가 마약과 관련 없음을 알고 "곧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닷새동안 정씨의 감금 사실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그동안 정씨는 본인 소변을 받아 마시며 버텼고, 안경알을 깨서 팔뚝에 유서를 새기려 하기도 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CNN의 시사토크쇼인 '에린 버넷의 아웃프론트(OutFront)'와 독립TV쇼 프로그램 '인사이드 에디션(Inside Edition)'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체포 당시 친구 집에서 뭘 했나.

"전날은 학교 축제일이었다. 10여명이 친구 집에 모여 마리화나를 피웠다."

-갇혀 있으면서 도움을 구하기 위해 어떤 행동들을 했나.

"문을 발로 차고, 고함을 지르고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내가 갇혔다는 것을 알리려 신발끈을 풀어 문 밑 틈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본인 소변을 마시면서 버텼다고 했다.

"TV에서 서바이벌쇼를 봤기 때문에 기초적인 생존 지식이 있었다. 수갑을 찬 채로 갇혀 있었으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줌을 마시고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다."

-본인이 잊혀졌다는 것을 알았나.

"날 가둔 것을 잊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대신 그들(연방요원)이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날 죽이려한다고 생각했다."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

"환각 증상(hallucination)이었다. 뭐가 현실인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을 잃어갔다. 당시엔 차라리 총에 맞거나 칼에 찔리는 것이 덜 힘들겠다 싶었다."

-풀려나서 정신을 차리고 가장 먼저 본 것은.

"병원에서 일어났는데 간호사가 옆에 있었다. 침대는 아주 편했다. 적신 스폰지로 입술을 적셔줬는데, 차가운 물이었다. 천국에 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했다."

-합의금에 만족하나.

"410만 달러라는 금액의 의미는 정부가 내게 한 잘못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적절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거액이다.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부모님을 위해 집을 사고 나머지 돈은 저축하겠다. 조기 은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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