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심장 수술법, 팔레스타인 소녀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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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난 팔레스타인 소녀 팔라스틴 알리는 심장 수술을 위해 워싱턴으로 후송됐다.
병들고 연약한 팔라스틴 알리는 종종 숨을 쉬는데도 버거움을 느낀다. 그녀의 손가락과 입술은 푸른색을 띄고 있다. 올 해로 두살이 된 이 팔레스타인 소녀는 심장에 구멍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여러 번 병원을 찾았지만 집이 있는 서안 지구에서 치료에 대한 희망은 멀기만 한 것이었다. 간단하게 말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도 꼬마 소녀에게는 일종의 시련이었다.

팔라스틴의 엄마 카리마 알리는 "집으로 돌아가자. 전쟁이 났단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녀는 "안전에 대한 보장도 없으며 자유로움 또한 없다. 심지어 우리가 병원에 도착할 수 있을지 그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팔라스틴은 4개의 인도주의 단체의 도움으로 심장 수수을 받기 위해 워싱턴으로 후송된 첫 번째 팔레스타인 어린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구호 기금, 어린이 심장 질환 재단, 레리 킹 심장 재단, 그리고 로타리 기프트 오브 라이프 스테이티드 등 4개 단체가 도울 수 있는 숫자 보다 훨씬 많은 병든 아이들이 있다.

팔레스타인 어린이 구호 기금의 스티브 소세비 회장은 "팔레스타인 내 서안과 가자 지구에는 흉부외과 전문 의료진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설명하며 "치료를 위해 이와 같은 기회를 잡지 못하는 팔라스틴과 같은 처지의 어린이가 수 백명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그녀는 매우 운이 좋은 아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 소재한 국립 어린이 의료 센터의 의료진들은 팔라스틴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느다란 관이 혈관을 통해 심장에 이른다. 이후 원형 철망판이 심장 안에서 펴지며 구멍을 막는다.
수술을 담당할 의료진은 새로운 방법의 무혈수술(無血手術)을 시도하기로 계획했다. 혈관에 삽입된 얇은 관이 그녀의 심장에 난 구멍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런 다음 철망으로 이루어진 원형의 납작한 판이 그녀의 심장에서 펴져 구멍난 곳을 메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팔라스틴이 너무 어리고 심장에 난 구멍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료진은 그녀에게 이런 수술법을 시술한다는 것이 한계에 도전하는 시도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겨우 레몬 하나 만한 크기의 심장에 생긴 구멍의 크기가 25센트 동전과 맞먹었다.

수술에 참여하는 의사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클 슬랙 박사는 "수술에 사용될 도구가 팔라스틴 심장의 구멍을 막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완벽히 확신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며 "심장에 도달한 기구의 끝 부분들이 심장 판막 기능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며 심장으로 들어오는 다른 혈관을 막을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다른 가능성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방법으로 시술된 3차례의 수술에서 심장에 도달한 기구는 제자리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팔레스타인 꼬마 소녀의 수술도 성공적이었고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진은 그녀의 심장이 지금부터 정상적으로 발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모습의 2살 난 꼬마 소녀는 수술로 연장된 새 삶을 위해 라말라로 돌아갈 예정이다.

WASHINGTON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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