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딸린 벤츠 서비스, 한국서도 성공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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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시키고 ‘탑승’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5분 내에 기사가 딸린 벤츠나 에쿠스 리무진이 나타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지갑을 꺼낼 필요 없이 앱에 저장된 신용카드 정보를 통해 자동 결제가 된다. 이런 차량 중개 서비스로 창업 4년 만에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있다.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35개 도시에서 사업 중인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 스타트업 ‘우버(Uber)’다. 서울에선 지난 6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8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래비스 칼라닉(36·사진) 우버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한국 진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은 명품이 잘 팔리고 각종 고급 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도시”라며 “우버처럼 프리미엄 대중교통 서비스를 찾는 고객 역시 많아질 것”이라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칼라닉은 지난 5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기술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40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도시는 커졌지만 대중교통 시스템은 몇십 년째 변화가 없었다”는 게 칼라닉이 우버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대도시에서 사람과 차량 수가 늘어나고 도로는 복잡해졌지만 버스와 택시, 지하철 중 하나를 골라 타야만 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그는 “돈을 더 내서라도 이제껏 타보지 못한 고급 차량으로 편안하게 이동하길 원하는 사람도 있다. 기존 시스템만으로 부족한 틈새 시장을 파고든 게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사업이 안정 구도에 접어들며 기존 택시업계와 갈등도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불법 영업’을 이유로 우버 기사 7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공항 영업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다.

  기본 요금은 6000원, 최소 결제 요금이 1만2000원으로 비싼 편이다. 시속 18㎞ 이하로 운행될 때는 분당 700원, 18㎞ 이상 속도에서는 ㎞당 1700원으로 계산한다. 일반 택시비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칼라닉은 “서울은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택시가 많이 있지만 ‘승차 거부’가 심하다”며 “우버는 탑승 시 목적지를 밝히지 않아도 돼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비스에 투입될 차량은 40여 대이나 앞으로 서비스가 안정되면 운행 대수를 늘릴 방침이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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