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까지 적조주의보 … 동해안 5년 만에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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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동해안에 200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적조주의보가 내려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리에서 북구 청하면 월포리까지 동해안 해역에 적조가 발생해 27일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날 포항시 구룡포읍∼호미곶 동쪽 3마일(4.8㎞) 해상에서 남북 방향으로 길이 1㎞, 폭 30m 정도의 적조 띠가 처음 발견됐다. 이 적조 띠는 어민들이 조업 중에 발견해 수산당국에 신고했다. 현장 바닷물을 분석한 결과 유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밀도가 적조주의보 기준치(ml당 300개체)를 초과한 ml당 1000∼2000개체로 확인됐다.

 경북도 어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최근 포항 등 동해안 일부 수역의 냉수대가 약해지고 수온이 23도까지 급속히 오르면서 적조 발생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일대 양식장은 대부분 해안 1마일 안에 위치해 아직 적조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도는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발생 해역이 갈수록 확산되고 양식장 피해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조가 발생하자 도는 어업지도선 등을 동원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28일 하루 동안 어업지도선 3척으로 동해안을 샅샅이 예찰했다. 도는 조업 중 적조를 발견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즉각 신고해 줄 것을 어민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남해안은 이미 적조 비상이 걸렸다. 강렬한 햇빛 등 적조가 번지기에 적절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양식 물고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도에 따르면 거제에서 처음 피해가 발생한 지난 20일 이후 25일까지 통영·남해·거제 일대 양식장 21곳에서 물고기 244만 마리(20억원 상당)가 폐사했다. 특히 통영은 양식장 40여 곳 중 80%가 피해를 봤다. 전남 쪽은 아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여수 앞바다 일대에 적조가 확산돼 경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이창규(52) 박사는 “강한 비나 태풍처럼 적조를 막을 요인이 당분간 없을 것인 데다 남풍을 타고 적조가 남해 연안에 계속 밀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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