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에 무릎…동아시안컵, 일본 우승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또 졌다. 한·일전 2연패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2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일본에 1-2로 졌다. 2011년 8월 10일 일본 삿포로에서 0-3으로 패한 뒤 2년 만의 맞대결에서 또 무너졌다. '삿포로 참사'에 이은 '잠실 참사'다. 한국이 잠실에서 일본에 진 건 1997년 11월 1일 월드컵 최종예선 0-2 패배 이후 16년 만이다. 일본전 상대 전적은 40승22무14패가 됐다. 한국은 2무1패로 4개팀 가운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반면 일본은 2승1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견고해 보였던 한국의 수비가 일본을 상대로 와르르 무너졌다.

한국은 전반 24분 수비진의 판단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일본의 아오야마 도시히로(27·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수비진영에서 길게 찬 공이 공격수 가키타니 요이치로(23·세레소 오사카)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가키타니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히 뚫고 지나가 한 차례 트래핑 이후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이때 한국 수비진은 길게 날아오는 공을 올려다보느라 가키타니를 완벽하게 놓쳤다.

윤일록(21·FC 서울)이 전반 32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넣었지만 후반 45분에 추가 시간 5분을 버티지 못하고 수비진이 또 집중력을 잃었다. 일본이 역습으로 빠르게 올라오자 공격에 집중하던 한국 미드필더와 수비진이 크게 흔들렸다.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치고 들어온 하라구치 겐키(22·우라와 레즈)의 슛이 정성룡(28·수원 삼성) 손에 막혔으나 이번에도 가키타니가 공을 다시 잡아 결승골을 뽑았다. 하라구치에게 쏠린 수비진은 가키타니를 또 놓쳤다.

한국은 후반 조영철(24·오미야 아르디자)·고무열(23·포항 스틸러스)·김신욱(25·울산 현대) 등 공격진을 총 투입하고도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3경기 1골에 그친 한국은 동아시안컵에서 득점력에 대한 고민을 재확인했다.

한·일전 경기는 '전투 축구'를 연상시킬 정도로 치열했다. 경기장에 물이 고여 비가 그친 후반까지도 정상적인 드리블과 트래핑이 쉽지 않았다. 선수들은 몸을 던졌다. 전반 2분에는 고요한(25·서울)과 마키노 토모야키(26·우라와 레즈)가 일본 코너킥 지점에서 몸싸움을 하다 엉켜 넘어지며 코너플래그를 뽑아버렸다. 이명주(23·포항 스틸러스)도 전반 18분 강력한 태클로 고마노 유이치(32·우라와 레즈)의 스타킹을 찢었다. 하대성(28·서울)은 전반 20분 다카하기 요지로(27·산프레체 히로시마)에게 발을 높이 들어올려 옐로카드를 받았다.

치열했던 잠실벌 혈투를 끝낸 한국은 그라운드에 드러누웠고, 일본은 환호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온라인 중앙일보·김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