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기간 때 기업가 정신 키워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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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스라엘처럼 한국에서도 군 복무 기간에 기업가 정신을 길러주는 문화가 조성되면 창조경제가 더 쉽게 모습을 갖추지 않을까요.”

 구글 이스라엘 연구개발(R&D)센터를 맡고 있는 요시 마티아스(사진)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본지와 만나 한국과 이스라엘의 공통점으로 대화를 이끌었다. 마티아스 센터장은 두 나라 모두 적대 세력이 이웃하고, 천연자원도 없다는 비슷한 상황에 있지만 한국과 달리 이스라엘이 기술 수출에서 강점을 드러내는 이유를 군대 내 기업가 정신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는 군 복무를 통해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함께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와 혁신을 배우게 된다”며 “창의적인 인재들은 엘리트 특수부대에 배치돼 각자의 능력을 배가하는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기업가 정신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엘리트 특수부대에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과업을 수행하는 게 특징이다. 아무리 복잡 다단한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동료와 손발을 맞춰 가며 함께 해결해나가는 협업 시스템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고도의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엘리트들이 사회에 나와 창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사회 전반의 혁신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집중 조명을 받은 스타트업 대부분이 군대와 연관된 레이더·통신·로봇 분야의 첨단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마티아스 자신도 텔아비브대를 졸업한 뒤 이스라엘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1999년 새로운 검색 기술을 개발해 ‘잽퍼’라는 회사를 세웠고, 나중에 이 회사는 미국 오라클이 거액을 주고 인수해 갔다.

  마티아스 센터장은 구글 본사의 검색 분야 R&D 임원도 맡고 있다. 그는 특히 빅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에서 100개가 넘는 기술연구 논문을 작성했으며, 25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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