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름은 '송조표전총류(宋朝表箋總類. 크기 18.5㎝× 26㎝)'로 4~7장으로 돼 있다. 같은 내용의 또 다른 7장은 국보 150호로 지정돼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돼 있다.
이 책은 계미자(癸未字)로 찍은 금속활자본으로 그동안 개인 소장가가 보관해 왔다. 계미자는 조선 태종3년인 1403년 주조된 동(銅)활자로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고려 직지심체요절(일명 직지.1377년)에 이어 둘째로 오래된 것이다. 직지가 지방 사찰인 청주 흥덕사에서 찍혔다면 계미자는 왕실이 주조한 금속활자다. 국보급 희귀본이 경매로 나온 데다 시작가도 높아 고서계는 벌써부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요고서방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경매당일 경호팀도 배치한다. 계미자는 서양의 첫 금속활자본 구텐베르크 성경(1455년)보다 50여 년이 앞선다. 이 책을 확인한 경북대 남권희(49.문헌정보학)교수는 "보관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다"며 "희귀본이 경매장으로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분량은 모두 44장 88쪽. 경매 시작가로 보면 한 장에 800만원쯤 매겨진 셈이다.
금요고서방 박민철(52)대표는 "구텐베르크 성경이 요즘 대략 150억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보다 먼저 나온 이 책의 가치는 적어도 100억원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