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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규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매달 첫 월요일은「교롱안전의 날」 로지정되어 있다. 교통사고가 잦은것을 생각할때 한달에 한번이라도 교통안전을 강조한다는 것은 좋은생각이다. 그러나 나자신 복잡한 서울거리를 운전하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교통안전을 기대하기에 앞서 근본적개선을 해야할점이 몇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가장 시급을 요하는것은 교통규칙과 습관의 개선의 문제가 아닌가 본다. 먼저교통규칙에는 부당하다 생각되는것이 있다. 가령 아주 느린속도제한 (15km이하로 달리기란참 어렵다) 이라든지, 곧고 긴거리에서도『앞지르지 못함』 이라든지, 작은골목, 또는 건물입구 때문에 큰 거리에는 몇백m마다 「멈춤」표지가 있다든지 하는것이다.
부당한 규칙은 준법정신을 약화시키며 안전한 행위와 위험한 행위의 구별을 할수 없게한다. 가령 언덕이나 「커브」 에서 앞지르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어디에서나 앞지르지 못하게 되어있는 이상 경찰의 눈이 어두운 언덕이나「커브」에서 앞지르는 차가 많다. 이런 경우는 안전보다는 위험을 가르치고 있는셈이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어떤 규칙은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흔한 것은 어디에서나 볼수 있는 「제차정지」 인데 이 표지는 도로에 밤낮 세워져 있으면서도 사실 모든차는 꼭 서라는 것은 아니다. 같은예로 시내 각처에「주차금지」 표지가 있으나 바로 그곳에 차가 늘 주차하고 있다
그런데도 별로마다하는 사람이없다. 「좌회전금지」 는 세종로같은 큰거리에서는 참 잘지켜지나 다른곳에서는 거의 무시되고있다. 「관」차, 신문사차, 까만 「지프」 외국인차, 「벤츠」차들은 마음대로 교통규칙을 무시할수있는 특권이라드 있는듯이 보인다.
이 모든것이 교동안전을 해치는 일이며 이것은 위험한 운전뿐만아니라 부당한규칙,지켜지지않는 규칙, 준법정신의 결여등으로 더욱 그렇게되는 것이며 이러한 혼란은 사고의 원인이되는것이다.
또 한가지 크게 개선해야할점은 보행자문제이다. 운전사대부분이 보행자에게 친절하지않은것은 사실이나 보행자 대부분도 마찬가지로 부주의하다.
심지어는 제일 복잡한 거리에서도「횡단보도」가 불과 50m거리에 있는데 아무데서나 걷는다. 신호대기중에 마구 차도로 밀려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억울하나마 만약 차가 사람을 치면 어떻게 되었든 차의 잘못으로 한다. 몇해전 어떤 소년이 깡패에게 떠밀려 「택시」밑에 깔렸던 사고를 문득 기억할 것이다. 분명「택시」운전사로서는 이런 사고를 피할 길이 없었다. 그래도 그는 구류를 당했다가 그깡패가 자백을 한 후에야 석방되었다.
한국은 교통에 눈부신 발전을하였다. 불과 몇해전과 비교하더라도 훨씬 많은 차가 빨리 안전하게 달릴수 있게되었다. 당국도 일반도 이 발전에대해 자부할만하다. 그래도 사고는 아직 계속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더욱 교통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규칙을 세워 운전사에게나 보행자에게나 늘 공정하게 적용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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