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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종교 한국의 실태 | 주축은 「계룡산」 「정감록」| 문공부조사론 전국에 2백60여 교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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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흥종교문제가 다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신흥종교가 만들어내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때마다 여론의 소용돌이를 일으키지만 별다른대책도 논의도 없이 잠잠해지기 마련인 문제의 신흥종교는 어떤것인가. 문공부는 지난7윌 7명의 교수 (이하영 장병길 박양운 서동익 이강오 유병덕 문상희 ) 를 동원, 신흥종교의 현황과 실태조사에 착수했으며 몇개 연구단체가 신흥종교 연구를 위해 연구비를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타난 충남대의 민동근 신동호 유남상교수의 연구와 14일 공개강좌를 갖는 문상희교수 (연세대) 의 발표는 신흥종교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신흥종교는 1930년 일인 촌산의 조사에 의하면 67개,치안국통계로는 87개, 이번 실태조사단의 조사로는 2백60여개.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게 정실이며 그동안 생겼다 없어진것도 수백을 헤아린다.
그러면 신흥종교는 어떻게 생겼나. 유남상씨는 한국신흥종교의 본산이며 표본이라고할 계룡산 신흥종교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사상적 연원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단군신화를역사적 사실로 보기보다 『상고의 우리민족의 주체적자각에의한 철학적 사고방식의 신화적 표현』 으로 보고 이 신화를 분석하여 「천과신의 신명행사」로부터 한국사상의 본질을「신명원리」로 주장한다.
고유종교의 세속화
그는 『이 신화에서 세계를 이화하고 만물과 인생을 생성·번사시키는 신도연행의 일관된원리가 「무수원리」 인것을 이해할수 있다』고한다. 이는 또 국조단군 신앙하는 설화로 이해되고 후에 산신신앙과 동일한것으로 전래, 우리민족의 고유종교신앙으로 단편화, 세속화됐다. 그러나 고유신앙은 신라말, 고려초에 이르러 중국진대의 곽박이주장한 풍수지리설인 「지중생기설」과 영합하면서 변질, 속화·타락되어 우주론적 생성원리인 역수사상은 미래의 운수를 예언하는 도참설로, 인간의 본래성의 자각원리인 신명사상과 민족적 종교사상인 국조숭배및 산신신앙이 대상적 우상숭배와 미신적 형태인 풍수지리사상으로 타락됐다.
이러한 도참·풍수사상은 이조중기에 이르러 국가적 정치걱 불안에 펀승에 나타난 각종 필기와 참설의 집성인 정감록을 형성 계룡산 정도의 정씨왕도설과 천지개벽설과 십방지지설을 전파하면서 더욱 신비화의 길을 갔다.
민족의식 기반으로 이조말에 이르러 서학의전래와 외족의침략, 그리고내정의 부패에 따른 국가적 사회적 불안에 자극되면서 민족의식과 민주의식을 기반으로한 한국사상의 주체적·근대적 자각운동이 제창되어 1860년 동학사상이 대두되고 1885년 정이사상이 제창됐으며1894년 갑우동학혁명이 일어났다.
최제우의 「동학」 과 김항의 「정양」 으로부터 시작되는 신흥종교운동은 사회적혼란과 망국의 비운에 접해 1906년 손병희의 천도교, 김연국의 대천교로 분열되는싹을 낳았고,1902년 강일형의 회산교,1909년 하상양의 대종교 ,나연영의 대종교의 창도로 분화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신흥종교의 발생은 1921년 기연국의 대천교본부가 계룡산 신도내에 이전되면서라 할수있으며 이로부터 한국사상은 정감록에 압도되고만다. 민동근씨는 계룡산신흥종교의 단체·교당·사찰을 교리적 계열로 4분류, 천진교(대천교의 후신), -(신)천지대안교, 삼신당, 무량천도등 6개로 되어있는 선도적 종교, 원불교신도지부등 41개 대찰과 신자를 포함하는 불교적종교, 일심교, 모성존도원, 단성전등 11개로 돼있는 유교적종교, 세계일가공회(하나님의집공회의 후신) 새일수도원, 천마산근조원(계룡산수도원의 후신), 붕어명당등 8개로 된 기독교적 종교로 대별한다.
문상희씨는 이와같은 다양한 종교류파를 살펴 이들의 공통점은 추출하고있다. ⓛ유불선의 통합주의② 『맑은 운수 다지나 새로운 계룡운이 도래한다』는 후천개벽설 ③현세를 아성세계화한다는 지상천국사상 ④기적과 교주의 전능을믿고 기대하는 기적과「메시아」 사상 ⑤선민사상과 강한 민족주의 ⑥정감록사상 ⑦「샤머니즘」 등이 이들신흥종교의 공통점이며,접신과환각의 「엑스타시스」를 체험의 기본형태로 삼고있다.
개벽후 평등을 믿고
이들종교는 장래 치래할 파국적위기에서의 종교적구제를 기대하면서, 기독교계는「그리스도」적 역사적종말을 주로한 선대적 종말론을, 기타신흥종교 는 『폐벽하면 개벽한다』 는 변이관념을 주로한 동양적 후천개벽론을 강조한다.
개벽과 관련해서 신흥종교인들은 「천지개벽즉 재난」이라는 관념을 깊이가지고 정감록을 혹신,빈한한 생활가운데서도 한목숨 보존하여 미래의 개벽후 태평시운을 맞아 영답을 얻자는 한가막 집념에서 곤란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문상희씨는 『신흥 종교가사회적·정치적·경제적 불안, 빈곤·파탄· 혼란에서 일어난 것이며, 일부는 기성종교의 무능에서 생긴 것인만큼, 힘없는 민중의 민간신앙은 사회적 병리현상의 표출이며 이것이 소외되고 짓밟힌 사람들의 「산의 울부짖음」 임을 알아야할것』이라고 말한다.
신흥종교는 동방교 (기독교·대한개혁장로회) ·태극도·정일회·대화교등 사회적인 말썽이 펼때만 문제되고 학문적으로 근본적으로 여러차원에서 손대지 못하고 있는것은 안타까운일이다. 더우기 정부기관이 「신교의 자유」 라는 헌법상의규정에 책임을 돌리고, 근본적인 선도의 방안을 찾지못하고 있는것은 또하나의 문제이다.
신교의 자유와 다원화된 사회의 산물로 무관심할수있을지 모르나 욕구불만과 무지에 근거를둔 많은 사람들이 무제약적인 만능의 신통력을 가진 사람을 만들어 이교조를 신앙하는식의 신흥종교는 그밑바탕이되는 사회적여건이 사라지지 않는한 계속 출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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