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포크 섬 주민들 경찰에 적극 협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림같은 곳인 노포크 섬에서는 강력범죄가 거의 없었다.
낙원같은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1백50년만에 섬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 수사에 적극 협력하고 나섰다.

경찰은 남태평양에 위치한 이 섬의 전체주민 2천1백명 가운데 약 1천6백여명에게 범인 색출을 위해 지문과 장문(掌紋) 채취를 요청했다. 이들에 대한 지문과 장문의 채취는 범인과의 대조를 통해 용의자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실시된 것으로 한 달간 지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자원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연방 경찰의 레이 스위니 경정은 "섬 주민들의 협조가 매우 적극적이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번 주의 모든 지문 채취 일정이 꽉 차있으며 현재는 다음 주 예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수사 경찰이 하루에 70-80개의 지문 세트를 채취해야만 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채취한 지문과 장문이 지난 3월 31일에 발생한 호텔 종업원 자넬레 패톤의 피살 사건 수사의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톤의 사체에서 발견된 지문과 장문은 증거로 확보된 상태이다. 패톤의 시체는 절경을 자랑하는 폭포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29살의 패톤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었으며 발견 당시에는 몸의 일부분이 비닐로 가려진 상태였다.

노포크 섬에 살고 있는 15-70세의 모든 주민들은 경찰이 지문 대조를 통해 용의자를 줄여나가는 수사에 협조하도록 요청 받았다.

주민들을 상대로한 조사가 끝나게 되면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섬을 찾았던 호주와 뉴질랜드 관광객 6백80명에 대해 추가로 조사가 실시된다.

노포크 섬은 시드니에서 동쪽으로 1천6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으로 호주령에 속한다. 노포크 섬의 주민들 대부분은 악명 높았던 영국 해군의 윌리엄 블라이 함장의 배에서 반란을 일으킨 폭도들의 후손이다.

경악

노포크 섬은 1855년까지 영국에 의해 유배지로 사용되었으며 잔악한 수감 규칙과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이 높았다.

죄수들이 노포크 섬을 떠나면서, 바운티호 폭도의 후예들은 남태평양의 또 다른 고도 피트케언 섬 출신의 폴리네시안 부인들을 데리고 항해 끝에 이 섬에 닻을 내렸다.

이들은 18세기 영어와 폴리네시안어가 합쳐진 독특한 방언을 사용하며 생활하고 있다.

현재는 쭉 뻗은 소나무와 숲이 우거진 전원 풍경,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섬의 역사로 매년 수 천명의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이들 관광객의 대부분은 호주와 뉴질랜드 사람들이다.

노포크 섬의 제오프 가드너 도지사는 차량 절도 사건이나 음주 운전 위반이 드물게 발생하는 이 섬에서 이번에 발생한 살인 사건은 섬 주민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노포크 섬에서는 1백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차례의 살인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NORFOLK ISLAND, Tasman Sea (CNN)
박치현 (JOINS)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