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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국화앞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찬거리릍 사러 시장 어귀로 들어서는데 입구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기에 하도 이상해서 빨리 걸어 고개를 기웃거려 보았다. 새로 잡아온 생선을 파는 생선장수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라 국화꽃 장수가 노랗고 하얀꽃을 손질하며 팔고 있었다.
○…파란 가을 하늘에 찬바람이 솔솔 불적마다 그 예쁜 꽃들이 한들거리며 웃고 있는것이 너무나 예뻐 저녁 찬거리를 살 돈으로 나도 모르게 국화꽃 화분을 하나사들고 말았다. 생선비린내와 푸성귀 냄새대신 국화꽃 향기가 싸늘하게 코에 스며왔다.
그 노란 국화꽃 화분을 어디에다 둘까하고 온집안을 돌아보다 방안 남쪽 창가에다 올려놓았다. 침침한 방이 갑자기 환해졌다. 식구들이모두 모였다. 향긋하고 소담한 국화꽃 앞에서 명랑하고 밝게웃는 모습이 마치 국화꽃을 닮은것같이 보였다. 찬이없는 저녁상을 차리면서도 나는 꽃이 사람에게 주는 즐거움을 새삼 느끼며 꽃을 사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유춘미·인천시 숭의등103 신석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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