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도 일본 추월 자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2000년 당시 삼성항공은 '기술의 승자'가 되겠다는 뜻을 담아 회사 이름을 삼성테크윈(Technology Winner)으로 바꿨다.

그로부터 3년 후. 삼성테크윈의 이중구(57.사진)사장은 16일 이렇게 밝혔다.

"그동안 쌓은 광학기술을 바탕으로 4백만화소대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하고 2005년까지 세계 5위로 도약하겠습니다."

디지털카메라는 전세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첨단 제품. 이미 시장규모에서 필름카메라를 앞섰고 현재 소니.캐논.올림푸스 등 일본업체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비(非) 일본기업으로는 삼성테크윈을 포함한 3~4개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우리는 35mm 필름카메라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13% 정도 차지할 만큼 경험과 기술을 쌓았습니다. 여기에다 반도체기술을 결합하면 디지털카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지난해 내놓은 3백만화소 디지털카메라는 시장에서 이미 일본 제품을 눌렀다. 하지만 고급제품 시장에서는 1년 정도 격차가 있었다.

"이번에 출시한 4백만화소 제품은 개발기간만 14개월이 걸렸고, 모두 59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제 기술격차를 없앴다고 자신합니다."

방위산업체로 더 알려진 테크윈은 지난 3년여간 구조조정도 꾸준히 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4년 만에 흑자(4백6억원)를 기록했다. 그동안 자동화기기.공작기계 등의 사업을 분사시켰고, 비행기 조립사업을 한국항공에 넘겼다. 시계사업은 청산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이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디지털카메라 같이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길이 멀다. 우선 디지털카메라 시장진출이 일본 업체에 비해 1년 정도 늦어 인지도 면에서 떨어진다. 제품 종류도 7개로 선발업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사장은 "올해 안에 11개의 신제품을 내놔 삼성테크윈의 인지도를 확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