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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첫 화면을 잡아라 … 달아오른 '런처' 선점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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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3500만 스마트폰 사용자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여다보는 첫 화면을 결정하는 ‘런처’ 앱을 놓고 모바일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카카오의 ‘카카오홈’, 다음의 ‘버즈런처’, 페이스북의 ‘페이스북 홈’(왼쪽부터). [사진 각사]

‘첫 화면을 잡아라’. 스마트폰 시장에 초기 화면 경쟁이 치열하다.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초기 화면과 아이콘 배열 등을 사용자의 취향대로 설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인 ‘런처(Launcher)’를 국내외 모바일 강자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다. 런처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돼 돈벌이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용자가 자사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충성 고객’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

 선두 주자는 중국의 ‘고런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시됐다. 날씨나 뉴스 같이 자주 보는 기능을 첫 화면에 배열하고 아기자기한 아이콘을 적용하는 ‘폰 꾸미기’가 가능한 앱으로, 10~20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억 건 이상 내려받기가 이뤄졌다.

 런처 시장이 모바일 기업들의 각축장이 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NHN은 3월에 ‘도돌런처’를, 페이스북은 4월에 ‘페이스북 홈’을, 카카오는 5월에 ‘카카오홈’, 다음은 6월에 ‘버즈런처’를 각각 내놓았다. 이들 모두 검색·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메신저 등 모바일 분야에서 ‘킬러 서비스’를 확보한 업체들이 이를 바탕으로 ‘첫 화면’ 고지에 깃발을 꽂기 위해 나선 것이다.

 런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페이스북 홈’이 나오면서부터다. 지난 4월 페이스북은 스마트폰을 페이스북 사용에 최적화한 상태로 바꿔놓는 페이스북홈을 전 세계에 출시했다. 미국 멘로파크 본사에서 연 간담회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와 “그 어떤 앱보다 강력한 기능을 포함한 페이스북의 미래”라며 이를 소개했다. 페이스북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뉴스 피드’의 소식을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커버피드’, 페이스북 메신저를 손쉽게 이용하는 ‘챗 헤드’가 대표적 기능이다. 이를 기본으로 탑재한 HTC의 전용 스마트폰까지 나왔다. 하지만 페이스북 이외의 기능을 쓰기가 어렵고 디자인이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용 스마트폰 역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내 점유율 1위 모바일 메신저와 SNS인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를 보유한 카카오가 이런 점을 발 빠르게 보완했다. 카카오홈은 두 서비스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아 보기’와 ‘간편답장’ 기능을 위주로 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홈과 유사하다. 여기에 ‘폴더 생성하기’ 기능을 추가해 자사 서비스 외의 앱이나 알람·뉴스 같은 기능도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했다.

 NHN 도돌런처는 디자인의 다양성으로 승부한다. 아이콘·글꼴·키보드까지 사용자가 취향대로 고를 수 있게 했다. 신윤복의 동양화에서부터 고흐·마네·르누아르의 미술품을 적용한 테마를 디자인해 내놓았다. 다음은 모바일 광고와의 연계를 노린다. 이번 달 들어서만 관련 벤처업체 2곳에 투자했다. 650만 회원을 확보한 스마트폰 잠금화면 광고 서비스 ‘캐시슬라이드’를 운영하는 NBT파트너스에 지분 투자를 했으며, 600여 개의 앱 개발사와 제휴 네트워크를 형성한 모바일 광고업체 TNK팩토리의 경우 지분 전체를 인수했다. 다음은 장차 이를 버즈런처와 연동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홈은 300만, 도돌런처는 190만, 버즈런처는 90만 내려받기를 돌파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런처 사용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런처는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쓸 수 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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