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미국 증시, 대세는 소비관련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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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시장이 출렁일 때 전문가들은 “투자기간을 길게 보고 가치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궁금한 건 ‘과연 어떤 종목이 중장기 투자에 적합한 가치주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최근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기업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8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보잉과 제너럴다이내믹스, 암텍이다. 무기·항공기와 관련된 부품 등을 제조하는 방위산업체인 이들 기업의 약진은 항공기 주문이 는 덕분이다. 국제항공수송협회(IATA)에 따르면 비행기를 타는 여행객 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연평균 4.4%씩 늘고 있다. 자연히 항공기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 여행객의 증가로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수혜를 보고 있다. 비자는 전체 매출에서 미국 외 국가에서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25%에서 지난해 30%까지 늘었다.

 아마존과 프라이스라인닷컴 역시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아마존은 하루에도 몇 번씩 수급에 따라 제품가격을 바꾸고,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역경매를 통해 소비자가 가격을 정하게 한다. 불황 이후 소비자들이 가격을 우선시하면서 이들 기업 주식이 인기다. 미국의 전자소매점인 베스트바이 역시 52주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이는 TV 같은 고가의 제품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만져 보고 사고자 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개발업체인 노블에너지와 EOG리소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주로 미국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두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50%에 육박하는 미국의 원유 자급률과 관련이 깊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이 목전에 와 있다는 뜻이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 방향을 잡는 데 미국 증권시장의 흐름이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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