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음인 목소리 잠기고 탁함 심하면 폐기능 이상 징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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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音聲)에는 성별과 나이 정보가 들어 있다. 보통 여성은 남성보다 음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 다르다.

남성은 사춘기 이후 차츰 음성이 높아진다. 반면 여성은 사춘기 이후에 지속적으로 낮아진다. 음성만 놓고 보면 사춘기 이후 여성은 점점 남성이 되고, 남성은 여성이 되는 셈이다. 노인의 음성을 전화로 들으면 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다.

보통 전화 목소리만 듣고도 “오늘 어디 아프니?”라며 안부를 묻곤 한다. 음성 변화로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창조 경제의 하나로 산업부에서 큰 관심을 갖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나 텔레 메디신에서 한의학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오래전부터 음성의 체질별 특성과 건강 진단 요소를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체질별로 보면 태음인의 음성은 굵고 웅장하며, 약간 낮고 탁해야 건강하다. 건강이 나빠지면 목소리가 잠기면서 음성의 탁한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증상이 악화하면 잘 들리지 않기도 한다. 이때 목소리가 잠기고 탁해지는 정도는 폐 기운이 약해진 정도에 비례한다.

건강한 소음인의 목소리는 곱고 윤택해서 듣기 좋다. 특히 남자 소음인에게 부드럽고 매력적인 저음이 많다. 소음인 가수는 윤종신처럼 미성으로 어필한다. 하지만 대체로 음성이 작고 말 속도가 느려서 강의를 하면 졸리기 쉽다. 때문에 군중을 지휘하거나 선동하는 데 부적절하다.

소음인은 건강이 나빠지면 목소리의 윤택하고 고운 느낌이 사라진다. 목소리의 울림이 더 약해져 알아듣기 힘들다. 위장이 약한 소음인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는지 걱정될 때는 목소리를 유심히 관찰하고 변화를 기록하는 게 좋다.

소양인의 목소리는 맑고 날카로운 쇳소리(금음)다. 그러나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면 목소리가 쉬어 허스키해진다. 허스키한 목소리는 높고 날카로운 음성이 손상돼 변형된 쇳소리인 셈이다.

소양인의 목소리가 쉰소리로 변하면 신장의 기운이 약해진 것이다. 선천적으로 이런 음성을 갖고 있으면 신장 건강을 늘 확인해야 한다.

건강한 소양인은 말 속도가 빠르고 비교적 발음이 분명하다. 또 음성에 잡음이 적으며 목소리가 맑고 잘 울린다. 때문에 조그맣게 말해도 멀리까지 목소리가 퍼진다. 아나운서나 가수로서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춘 음성이다. 가수 백지영, 자우림의 김윤아가 대표적인 소양인 목소리다.

태양인의 음성도 소양인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다. 음성 에너지가 크고 말 기운과 울림이 좋아 멀리 뻗어나간다.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학기술연합 대학원대학교 (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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