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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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일「미드웨이」섬에서 회동한「닉슨」미대통령과「티우」월남대통령은 약4시간반에 걸친회담을 끝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대통령은 곧 이어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된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합의된 주요골자를 보면 오는 8월말까지 미군약2만5천명을 월남군과 교체, 월남으로부터 철수한다는 것과 어떠한 연립정부안도 반대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미드웨이」회담과 더불어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었던 총선거에서의「베트콩」의 참여방법, 선거의 관리문제, 헌법문제등에 대해서는 가부간의 언급이 없는 것이다.
합의된 내용을 분석해 볼때 첫째로 연정을 반대한다는 것은 당연한 결의의 표명이다. 공산화의 우려가 있는 연정을 반대한다는 것과 월남정부에 연정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은 작년 7월「존슨」-「티우」회담에서도 확인된 바 있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것만으로 연정이수립되지 않으리란 절대적인 보장은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미국은 정치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월남과「베트콩」간의 협상을 지원하는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총선거의 결과에 따라 수립되는 정부에 대해서는 어쩔수 없다는 태도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남내의「베트콩」지지세력은 약20%로 알려졌으며 그들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는 문제와 총선거를 어떤 방법으로 실시하느냐하는 문제는 아직도 의문시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들 문제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책이 밝혀졌어야만 한다는 아쉬움을 감출수 없다.
둘째로 미국이 월남군의 강화에 따라 어느정도의 주월미군을 철수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보도된 것이다. 이에대해 월남정부가 동의하고 있다는 것도 아울러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마침내 그 철수규모와 시기를 확정한 것은 3·31제한북평성명이나, 10·31전면북폭중지성명에 뒤이은 중대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1965년초 이래 강화된 주월미군은 오늘날 약 54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 병력은「미드웨이」성명을 고비로 해서 점차 감축될 것이 틀림이 없다 .감축의 당면한 이유는 월남군이 강화되었기 때문임을 말하고 있지만 그밖에 미국은「파리」협상의 진전, 또는 월남내공산군의축전의 경우도 철수할 것을 밝히고 있으므로 일단 시작된 감축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병력감축의 배경에는 집권 약4개월에 가까운 현「닉슨」행정부가 미국내반전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포석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공산군의 상응조치가 따르지않은 일방적인 철수는 위험천만한 것임을 다시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군5만명과 많은 기술자를 파월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전변하는 월남정세와 점차 그 양상을 달리하는 미국의 대월남정책에 대해서 예의주시하지 않을수 없다. 「미드웨이」성명과 더불어「파리」협상이 다시 그 양상을 달리할지도 모른다는 것도 우리들 관심의 대상이 아닐수없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런 경우, 저런 경우에 대비해서 제반대책을 수립해 두어야 할 것임을 또한 바라지 않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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