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박대통령의 공공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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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들의 국빈방문을 보면 그 나라 주요대학에서 특별강연의 프로그램이 빠지지 않는다. 이는 방문하는 국가 원수가 강연 또는 질의응답(Q&A)시간을 이용하여 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학생들 즉 일반 시민의 눈높이에서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행사의 하이라이트의 하나는 칭화(淸華)대학에서의 특별 강연이라고 볼 수 있다. 박대통령은 학생들의 관심분야를 중심으로 북한의 비핵화후 그려질 “새로운 한반도” 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꿈과 중국의 꿈으로 이루어질 “새로운 한반도”는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어 낸다. 지구촌의 성장엔진이 될 “새로운 동북아”에 한중 양국의 젊은이의 미래가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박대통령은 중국어 고사를 인용하고 강연의 전 후반에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함으로써 학생들을 열광케 하였다. 50년 전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을 방문하여 “Ich bin ein Berliner(저는 베를린 사람입니다)” 라고 독일어로 강연을 시작하여 청중을 열광케 한 것이 연상된다.

박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언젠가는 있을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과 극명하게 비교될 것이다. 중국의 미래인 젊은 학생들이 한반도의 어느 쪽이 미래 중국의 국익과 관련 동반해야 할 나라인지를 알게 해줄 것으로 본다.

이번 칭화대 강연에서 하나 아쉬운 것은 강연 중 마이크가 일시 꺼진 것이 아니고 박대통령의 이름이 중국어 한자(漢字)로 발음된 것이다. 박근혜(朴槿惠)대통령의 중국식 발음은 한국 발음과 동 떨어진 “피아오 진후이”이다. 칭화대 천지닝(陳吉寧)총장이 박대통령의 중국어 강연에 대한 답례로 “박근혜” 이름 석 자를 한국어 발음으로 소개하였다면, 강연의 중계방송을 듣고 있었던 수많은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기쁘게 하였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습근평(習近平)”주석을 본인이 들어서 알 수 있는 중국 발음인 “시진핑”주석으로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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