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한국의 결핵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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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람의 결핵병은 그역사가 매우 오래된 것 같아서 유사 이전의 화석으로된 인체에서도 찾아 볼수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돌고 있는 결핵균이 얼마나 독력을 가지고 있는가를알지 못하고 지내왔다. 그저 막연히 인형결핵균(인형결핵균)은 어느나라에서나 동등한 독성이 아니겠는가 하였고, 결핵관리면에도 특별한 배려를 하지 못했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독성에 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일일 뿐더러 또 전국 구석구석에서 환자의 균을 모아 오기란 여간 거창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다행이랄까. 지난해에 전국적 양성결핵환자 발견을 위한 집단 객담검진을 보사부가 제1회로 실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동원된 연인원이 39만여명, 수집 객담 1백만건에 거의 도달하고 양성발견2만4천여건, 이중에서 다시 환자가 한번도 화학약품의 치료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의 객담만을 54주 정선하였다.
그러나 정선한 54주 속에는 벌써 15주가 화학약제 내성균이 되어있었다. 이것은 우리나라 결핵예방사업의 문젯점이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번에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수년이 되어 가니 이점은 차치하고라도 새로운 발견, 독력의 맹독성을 간과할 수 없다.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국립보건 연구원에서 사육된 「마우스」흰쥐이다. 한 마리 한 마리 고이 길러서 결핵균 접종을 해서 병들게하고 병사한 놈, 또는 병들고도 8주간은 살아남은 흰쥐를 부검해 본다. 이렇게도 공들인 연구는 우리들을 놀라게한 성적을 가져왔다.
우리나라 결핵균의 독력의 정도는 고도독력균군 84·6%로서 인도의 4%보다는 20배의 독성이고 이웃나라 일본의 60·5%에 비하여 높으며 이것은 통계학적 유의적 차를 인정케했다. 우리 민족은 스스로가 결핵예방과 치료에 더욱 횃불을 높이 들어야 할 것이다. 이재규 <대한결핵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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