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잡힌「미궁」|영국의 소녀살해범 쇠고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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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잔인하기 짝이 없는 소녀 유괴살인범이 여러번의 범행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증거가 없어 법강을 피하는 듯했으나 그의 부인이 위장된「알리바이」를 부인, 끝내는 쇠고랑을 차고 말았다.
영국의 「버밍햄」근처에 있는 「월솔」시민들은 몇해전부터 빈발하기 시작한 변태성욕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어린 소녀의 유괴살인사건때문에 공포감에 사로잡혀있었다.

<숲속서 시체발견>
그러던중 재작년8월19일 하오2시쯤 동시의 「캠덴」거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있던 「크리스틴·다비」양(7)이 회색자동차를 운전하는 한 남자로부터 길안내를 부탁받고 차에 동승한후 감감무소식이되었는데 3일후 그녀의 시체가 교외에 있는 「캐녹체이스」숲에서 발견된것이다.
이보다 앞선 66년에는 「마거리트·래이놀즈」(6)「다이언·데이프트」(5)등 두 어린이가 또한 이 숲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범인은 잡히지 않은채 사건은 미궁으로 들어간듯했다.
수사의 단서는 범인이 타고있던 회색 「오스틴」자동차와 아리송한 인상뿐.
이것을 근거로 2백50명이상의 민완형사가 불철주야 수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조사한것은 자동차가 1백25만대, 면접한 운전사 2만5천명, 꾸민조서1만5천, 호별방문 3만9천, 「월솔」주변에 사는 16세이상의 남자는 무려 3회이상이나 신원과 행동을 은밀히 조사받았을정도의 큰수사였다. 그결과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것은 「엔지니어」인 「레이먼드·몰리스」(39).
그러나 그는 사건당일 하오2시쯤 공장에서 귀가, 부인과 둘이서 「월솔」의 거리에서 「쇼핑」을한후 양친의 집을 방문했다고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필름압수로 확정>
그러던중작년11월 「몰리스」는 공장에서 귀가하던중 10세의 소녀에게 『불꽃놀이』를 시켜 주겠다는 수작으로 차에 태우려다 실패했는데, 그 현장을 한부인에게 들키고 말았다.
형사대는 「몰리스」를 유괴미수범으로 체포하고 자택을 수사, 작년 8월게 「몰리스」가 5세의 소녀를 자기침실로 끌어들여 장난친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필름」을 압수해냈다.
수사본부에서 5시간에 걸쳐 신문을 받은 「캐럴」부인은 드디어 「몰리스」의 「알리바이」는 거짓이며 「크리스티」사건당일 그는 하오4시반쯤집에 돌아왔다고 자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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