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라파트 "누구도 팔레스타인 국민을 무시할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라파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목요일(현지시간) 오만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어느 누구도 자신을 지도자로 선택한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결정을 무시할 수 없다며 부시 미국 대통령도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NN 특파원 브렌트 새들러와의 인터뷰에서 아라파트는 "우선 어느 누구도 팔레스타인 민중과 지도자에 대한 그들의 선택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노력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의 사임요구에 관한 질문에서 그는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공식적으로 그런 요구는 없었다. 부시는 나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달 새로운 팔레스타인 리더십을 요구한 부시의 연설 후 미 국무장관 콜린 파월은 비록 부시 대통령이 아라파트의 이름을 거명해 말한 것은 아니지만 "함축된 의미는 명확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라파트는 아직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지 않은 숙소 내 그의 방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방에 놓인 매트리스 위에서 잠자고 양탄자를 깔고 기도를 드리며 지낸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이스라엘군의 탱크들은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이스라엘 탱크는 지난 7달 동안 이와 같은 철수와 포위를 계속해 왔다.

지난 달 예루살렘에서 연이어 터진 자살 폭탄 테러로 26명이 숨진 이후 이스라엘은 서안과 가자 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시작했다. 올 1월 이후 연이은 자살 폭탄 테러와 총격으로 2백2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이 숨졌다.

지금의 거처에서 고립이나 포위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아라파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샤론(이스라엘 총리)은 나에게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샤론은 나의 일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라파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친구 라빈(전 이스라엘 총리)과 내가 조약을 맺은 이 땅에 평화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나의 국민과 나의 주장이다"라고 덧붙였다.

"나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친구 라빈이 현재 이스라엘에서 득세하고 있는 광신적 그룹에 의해 피살되었다는 사실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나를 포함해 모두는 나의 친구 라빈이 평화 조약에 서명했다는 사실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아라파트는 말한다.

중동 분쟁이 그와 샤론간의 개인적 전쟁으로 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라파트는 이렇게 답했다.

"나에게는 아니다. 하지만 샤론에게는 내 생각으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대다수 국민들 모두 평화의 용기를 가지고 있다."

자살 폭탄 공격에 관한 질문에 그는 "나는 자살 폭탄 공격에 반대한다. 이를 막기 위해 내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그러나 우리 민간인들 역시 똑같은 문제, 똑같은 죽음, 똑같은 어려움, 그리고 똑같은 비극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이어 아라파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불상사를 즉각 막아야만 한다. 이는 우리의 아이들, 이스라엘인, 팔레스타인 국민, 그리고 아랍과 중동을 위해 막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부시가 그를 도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아라파트는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부시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언급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다"라고 돌려 답했다.

아라파트는 "중동에서의 평화가 전세계에 걸친 국제적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며 "이는 전 세계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퍼 파워 미국에게도 중동 평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며 말을 맺었다.

RAMALLAH, West Bank (CNN) / 박치현 (JOINS)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