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의 재생「다리밟기」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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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민요연구회 (회장원충희)는 지난16·17양일간국립극장에서 고유민속놀이인 「답교놀이」를 무대화하여 창립공연으로보였다. 거의 전국에걸쳐있던 민속으로서 이번 50여년만에 재생한 답교놀이는 음력 정월보름에달맞이로 행하던 이른바 「다리밟기」. 다리밟기는 자기 나이대로 다리를 왕래하며 소원 성취를기원하는 풍습이지만 이 민속놀이는 온마을사람이어우러져 밤새껏여흥을즐기는 순서를말한다.
민요연구회는 답교놀이의 공연에 가요계의 원로를 포함하는 70여회원을총동원, 6차례에걸쳐화려한 잔치를 베풀었다. 관객들은 연로층이 대부분이었지만 개중엔 무대위의 흥에 휩쓸려함성을 올리고 혹은 춤을 덩실추는등 진풍경까지 벌였다. 비롯이 놀이가 이충선씨개인이 어려서 본기억을 되살린 것이라 할지라도 재연했다는점에는 우선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선소리로 미봉했다는 느낌이 없지않다. 서울근교의 답교놀이에 선소리가 얼마나 주도를했을것인가, 또 보다더 다채로운 특유의 놀이짓거리는 없을것인가 생각해볼 문제이다. 따라서 거기 등장하는 별감 대장 각시 포수 중등의 인물이 가면극에서처럼 놀이패일까, 혹은 실제인물일까하는점에서도 새로운 고증을제기하였다. 그것은 곧 놀이의 분위기와 동작을결정하는사실이기때문이다.
원래는 평면적이고 즉흥적인-그래서 따분한놀이였다하더라도 기왕 무대에 올린 것이니만큼 구성을 재고하지 않을수없을것이다. 특히 가요계대가들이 출연함으르써 구성은 산만하고 노래에만 이끌렸음을부인할수없다.
연구회 원회장은 앞으로는 더욱 민속놀이의소박함을 살리고 싶다고말한다. 그렇다면 한정된무대를 벗어나는 길도 모색해야할것같다. 오는가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참가할 모양인데 그때 더욱 다듬어진 모습을 보여주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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