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시즌결산] 뉴욕 닉스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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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영입의 실패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프시즌 기간 동안 닉스는 거물급 자유계약 선수의 영입을 노렸다.

그 목표는 다름 아닌 크리스 웨버였고 패트릭 유잉의 이적 이후 포스트 플레이어를 절실하게 원하던 닉스의 관심은 당연히 그에게 쏠렸다.

수많은 트레이드 루머가 오갔지만 정작 닉스가 영입한 선수는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201cm의 포워드 클라런스 위더스푼이었다.

물론 웨더스푼 역시 10년 간의 NBA 생활을 거친 베테란 선수였고 한 때 '리틀 찰스 바클리‘라 불렸지만 그가 은퇴한 래리 존슨과 닉스의 허약한 골 밑을 책임지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웨더스푼의 영입에 이어 닉스가 데려온 선수들은 그야말로 기대 이하의 졸작으로 판명됬다.

팀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던 글랜 라이스를 휴스턴 로케츠에 넘기고 데려온 샌든 앤더슨은 장기인 수비에서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것이었다.

또 한 명의 가드인 하워드 아이즐리 역시 마크 잭슨의 뒤를 받칠 포인트 가드로서 기대를 햇지만 그 역시 앤더슨과 같은 결과를 보인 것.

닉스의 선수 영입의 또 다른 실패작은 바로 룩 롱리였다.

그 역시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래리 존슨과 마찬가지로 시즌 개막 직전 은퇴를 선언하고 만 것.

결국 닉스는 비싼 돈만 날리고 정작 써먹지도 못한 체 롱리를 보내야만 했다.

롱리 역시 닉스 합류 후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펠튼 스펜서와 트레비스 나이트 역시 구멍난 포스트의 전력 강화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닉스의 이번 시즌 부진은 마커스 캠비의 부상과 감독 제프 밴 건디의 갑작스러운 사임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오프 시즌 동안 선수 영입의 결과가 실패로 돌아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 휴스턴, 이름값을 못하다.

77경기 출전, 평균 20.4득점, 3.3리바운드, 2.5어시스트, 43%의 필드골 성공률, 39%의 3점 슛 성공률, 87%의 자유투 성공률.

올 시즌 알렌 휴스턴이 남긴 기록이다.

단순히 기록만을 놓고 보았을 때 휴스턴은 결코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팀의 에이스로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과 팬들은 그가 NBA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슈팅 가드로서 실력 이상을 바랬지만 휴스턴은 힘에 부친 듯하다.

특히, 포스트가 무너진 상황에서 그는 자신감 없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며 팀 동료인 라트렐 스프리웰에게서도 비난을 받는 등, 유약함을 보였는데 팀은 캠비와 함께 휴스턴 역시 트레이드 대상자로 올려놓고 있다.

불과 5년 전 팀과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계약을 맺었던 것을 생각하면 휴스턴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그저 득점만 올려주는 모습이 아닌 진정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바라는 팀과 팬들의 기대가 오히려 부담이 된 것 같다.

◇ 팀 MVP

알렌 휴스턴과 '트윈 테러‘의 한족을 담당하고 있는 라트렐 스프리웰.

그는 올 시즌 81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평균 19.4득점, 3.7리바운드, 3.9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했다.

기록 면으로 보았을 때 휴스턴 역시 스프리웰과 대등한 수치를 나타냈지만 스프리웰에게는 휴스턴에게서는 잘 볼 수 없는 면이 있다.

바로 경기에 임하는 열정이었다.

그 역시 나중에는 종종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긴 했지만 스프리웰의 플레이는 얼마 전 까지 닉스가 보여주었던 끈질긴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전 시즌에 비해 다소 떨어진 필드골과 3점 슛 성공률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

◇ 팀 MIP

만약 그가 없었다면 닉스는 올 시즌 30승 보다 훨씬 적은 승수를 기록하며 시카고 불스를 제치고 리그 최하위에 오르는 일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커트 토마스.

닉스에 합류한 이후 찰스 오클리와 패트릭 유잉의 백업으로 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캠비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캠비의 불행이 토마스에겐 오히려 행운으로 작용한 셈.

그는 올 시즌 허약한 팀의 골 밑을 거의 혼자 이끌다시피 했다.

82경기 모두 선발로 나오면서 평균 13.9득점, 9.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자신의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것.

더욱이 그는 올 시즌 닉스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주의 선수‘ 선정되기도 하면서 맹활약을 보였다.

팀의 입장으론 내심 기대하면서 영입한 웨더스푼이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별로 바라던 것이 없던 토마스의 분전에 위안을 삼아야 할 것이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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