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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펜화로 되살린 문화재, 한 획 한 획이 살아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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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
김영택 글·그림
새녘어린이, 56쪽
1만7000원

대전의 남간정사(南澗精舍,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호·그림)는 숙종 9년(1683) 우암 송시열(1607∼89)이 지은 서당 건물이다. 우암은 여기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그의 학문을 완성했다. 가운데 대청마루 밑으로 샘물이 그대로 흐른다. 계곡물을 막아 연못을 만들었고, 소나무·은행나무·왕벚나무·모과나무·배롱나무 등 유학자의 심성을 수양하는 나무들을 둘러 심어 운치를 더했다.

 펜화가 김영택은 이곳을 찾아가 펜으로 기록했다. “우암 돌아가신 뒤 남간정사 뒤편에 사당을 지으면서 건물 앞 좌우측에 돌담과 솟을삼문을 설치했다. 그 바람에 멋진 누마루 방이 담장 속에 갇힌 꼴이 됐다”는 안타까움도 비쳤다.

 중앙일보에 장기 연재됐던 그의 펜화가 어린이책으로 묶여 나왔다. 남간정사를 비롯해 숭례문, 숙정문, 경복궁 향원정 등 우리나라 문화재 25점을 수록한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과 로마의 콜로세움, 런던의 타워브리지 등 세계 곳곳의 건축믈 25점을 소개한 『멋진 세계 문화유산』이다.

 책에는 쉽게 볼 수 없게 된 금강산 내금강 만폭동계곡 분설담 옆 보덕암, 지금은 화재로 소실돼 볼 수 없는 국내 유일의 고대 목조건물인 화순 쌍봉사 삼층목탑도 수록됐다. 그는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을 펜화로 남기는 이유는 ‘우리 것이 최고’라는 국수주의에서가 아니라 무아(無我)의 아름다움,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의 아름다움을 세계인들과 공유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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