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긴급생계자금 등 620억원 지원 … 대리점과 상생협력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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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남양유업 대표이사(왼쪽)와 안희대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봉래동 서울역 KTX 회의실에서 대리점 지원책 등 상호 협력 방안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남양유업이 영업사원의 막말파동이 불거진 지 두 달 만에 갈등을 빚어오던 대리점들과 상호 협력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남양유업은 17일 전국대리점협의회와 서울역 KTX 회의실에서 밀어내기를 근절하고 긴급생계자금으로 120억원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날 양측은 이 밖에도 대리점 지원을 위한 상생기금 500억원 조성, 대리점이 주문 결정권을 갖는 반송 시스템 구축,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대리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 및 출산 장려금 지급 등에도 합의했다.

 남양유업 김웅 대표는 이날 합의 직후 “대리점이 잘살아야 그만큼 본사도 성장하는 유통 구조를 만들어 업계의 모범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국대리점협의회 안희대 대표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지나간 아픔은 모두 잊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우리가 먼저 발벗고 열심히 뛸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양측은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막말파동이 세간에 알려진 지난달 말부터 공정 거래 확립과 상생 발전 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대리점 측은 협상 과정에서 긴급생계지원자금으로 120억원을 요구했고, 남양 측은 100억원을 고수해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날 남양 측이 대리점들의 요구를 수용하자 대리점협의회는 곧장 협상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1128개의 현직 대리점 중 87%(984개)의 찬성으로 받아들였다.

 한편 이날 양측의 합의에는 50여 명의 남양유업 전직 대리점주들로 구성된 피해대리점협의회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남양유업의 밀어내기로 그동안 본 피해를 모두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피해대리점협의회의 주장대로라면 회사가 약 7000억원을 보상해야 한다”며 “무리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지만 외부기관의 객관적인 피해액 산정을 거쳐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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