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문학|열매없는「60년」잔치|문예지 창간으로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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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문화 60년이란 기치를 높이고 문화의 중흥을 다짐했던 금년도 문화계는 어떠했나? 여기 각분야별로 5명의 인사가 선정·평가한 68년 문화계의「하일라이트」를 엮어본다.
①신문학 60년 행사 ②참여문학논쟁 ③다섯 문인의 서거 ④「월간문학」창간 ⑤두작가의 작품 <선정·평가>김동리 서정주 최정휘 홍사중 백낙천
68년의 문단은 「신문학 60년」이라는 호화로운 계기를 맞아 문학활동 전반에 걸친 갖가지행사로 잔치 분위기 속에 지나갔다. 그러나 지난 한해를 결산하는 입장에서 되돌아 볼때 손에 잡힐만한 실을 발견치 못한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그 잔치의 외면적 호화로움에 걸었던 기대에 반비례하는 것 같다.

<전시효과로 그처>
①문학의 각 분야에서「심포지엄」을 가졌고 그것의 총결산으로서 전국문인대회가 11월20있에 열렸으며 60년 신문학대표작선집(1천여명의 작품수록)등 정리작업을 했다.
그러나 신문학의 결산과 진로설정의 실질적인 면을 검토해 볼때 전시효과 이상의 것을 거두지 못한 아쉬움을 느낀다. 현역작가보다 이론면에서 객관적 평가를 내릴수 있는 학자나 비평가들의 책임있는 문제성 포착과 진로설정을 위한 노력이 결여되어 뜻있는 결론을 얻지못한 채 신문학 60년의「결산과 전망」은 행사로 끝난감이 있다.

<타락한 참여논쟁>
②연초에 있었던 김수영씨와 이어령씨의 참여문학에 관한 논쟁은 근래에 보기드문 과격하고 신랄한 것이었다. 한국 문인들의 부진한 작품활동의 책임은 한국적 상황에 있느냐 아니면 작가자신의 무기력에 있느냐는 문제에서 시작된 이 논쟁은 끝에가서 이 논점과 관계없는 인신공격으로 타락해버림으로써 이렇다할 수확을 남기지 못한채 끝나 버렸다.
신문학 60년을 정리하는 해로서 그와같은 문인들간의 진지한 논쟁이 보다 다양한 논제를놓고 보다 책임감있게 전개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문단의 무기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기고 하다.

<귀중한 문우잃고>
③올해 들어 문단은 귀중한 다섯 문우를 잃었다. 소설계의 원로 전형택씨(1월16일), 시단의 원로 김동명씨(1월21일) 이제 결실기에 접어든 두시인 조지훈씨(5월17일)와 김수영씨(6월16일) 그리고 시조문학의 태두 이병기씨(11월29일).

<새로운 발표무대>
④-문인들의 새로운 발표무대로서 「월간문학」「여류문학」(계간)등이 정부보조로 창간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지금까지 「현대문학」하나만으로 한햇동안에 2, 3백명정도의 문인들밖에 작품을 발표할수 없었던 실정에 비추어 이 두 순문예지의 창간은 앞으로 재경문인들 뿐아니라 지방문인들에게도 작품발표의 기회를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무게있는 작품들>
⑤신병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던 김광섭씨가 금년들어 발표한 작품 「겨울날」(사상계 2월호) 「산」(창작과 비평 여름호) 「성북동의 비둘기」(월간문학 창간호)등은 금년도 시단의 큰수확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의 새작품에는 죽음과 운명과같은 인간 현실의 궁극적인 문제에대한 깊이 있는 관조가 엿보인다.
소설부분에서는 서정인씨가 「강」(창작과비평 봄호)등 무게있는 작품을 내어 많은 활약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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