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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무덤도 파헤친 124부대|홍종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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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산당의 행동이 얼마나 잔악하다는 것은 6·25때에 우리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잘 아는바이라고 하지만 이번 동해안의 울진·삼척으로 침입한 소위 124부대의 공비의 행동과 저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들을때 우리는 다시금 저들과 저들 배후의 괴뢰집단의 잔인무도한 행태에 놀라지 않을수 없다. 저들도 사람의 탈을 쓰고 나온 사람이라고 할진대 어쩌면 그리도 잔악할수 있으랴. 저들도 우리와 조상을 같이하고 피를 같이 나눈 동족이었더냐!고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낀다.

<천륜벗어난 잔학>
산중에서 쫓기다가 자수했다는 두명의 공비 잔당의 말이, 자신들의 파괴행동에 방해되는 자이면『남녀 노소할것없이 죽이라고 지시를 받았다』고하는 말을 신문에서 보고 저들의 파괴공작이 단순한 피에주린 행동임을 짐작케하더니 그 다음날 신문보도에는 산중의 외딴집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있는 일가족에게 총을놓아 오십세의 부인과 열두살난어린애 또 그나마 네살먹은 어린여자 아이를 죽이고 또 생후몇달밖에 아니되는 아기와 그 아기를 안고있는 젊은 아기어머니를 발로 짓밟아 모두 중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이 무슨 만행이랴!남자이건 여자이건 또 늙은이건 어린아기들이건 그누구를 물을것 없이 남한의 온 사람들을 다 적으로 삼고 몰살시켜도 무방이라는 이런종류의 잔인한 살인행위가 이지구상에 어디있을수있으며 이런종류의 무차별 무제한살인 행위를 위하여 젊은 사람들을 암흑속에서 거짓과 공포의 폭압으로 특수훈련이란 것을 강제하여 남한 땅에 침투시킨다는 것은 무엇이냐. 그목적이 무엇이냐. 혹은 무력통일, 혹은 공산통일이란것의 정체는 무엇이냐. 사람의 탈을쓰고 사람이 저지를수있는 행동에도 한계가있을것일진대 그한계를 완전히 벗어난 그잔인한 행위가 무슨 목적을 가질수있다는것이냐.
그뿐아니고 자수했다는 공비의 두젊은 사람이 공개된, 신문기자들 앞에서하는 말을 듣건대 그들이 훈련받는 가운데는 소위 담력을 기르며 또 만일의 경우에 몸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나 해골을 끄집어내고 그것을 들고 부대에 돌아가게하고 또 그무덤속에 해골대신 들어가 두시간이나 누워 있어야 했다고한다. 그리고 그런행동을 명령대로하고 치르고나면『용감하다』고 특별한 칭찬과 격려를 받았다니 이무슨 인간의 짓이랴. 사람의시체라고하면아무리 총을 맞대고 쏘던 적의 것이라고 해도 적에게 그시체를 돌려줄때는 정중하게 시체에 약도 바르고 해서 죽은뒤의 시신이 다시 더립히지 않도록 해서 그것을 관에 넣어 적진에 돌려주는것이 총든 사람들의 예절이기도 한것이다.

<사람이면 못할짓>
그런데 어쩌자고 담력을 기르는 특수훈련이라고하여 북괴들은 124부대라는 특수부대의 젊은사람들에게 사람의 무덤을 파헤치게하는짓을 강제하고 있느냐. 그것이 누구의 무덤이냐. 그것은 김씨의 것인지 이씨의 것인지 그이름은 알수없으리라. 그러나 그어느 것이나 이웃사촌간인 동족의 조상들의 무덤일 것임에는 틀림없을것이다. 죽어서 흙으로 돌아갈 썩은 시체를 묻은 것이라서 이래도 좋고 저래도 무방이란것이 공산당의 짓이냐.
듣건대 그들이 무덤을 파헤치는「훈련」이란것을 강요할때는반드시 비가 축축히 내리는 어두운 밤중이라는 것이다. 특별훈련을 위한 명령이라고하여 무덤을 파헤쳐 시체나 해골을 끄집어내오라고하면 제아무리 선발된 124부대의 젊은이들이라고해도 사람인지라 모두 어리동절해 지지않을수없고 그리고 명령이 두려워 무덤을 파헤치기로 하고 산으로 기어 올라가서 그것도 아무런 연장없이 무덤을 파헤치는데 캄캄 어두운 비내리는 밤중에 파고 또파다가 관에 부딪쳐『텅』하는 소리가 나면 모두가 기절하다시피 뒤로 자빠져 버린다는것이다. 그리고 그이상더 해낼도리가 없다고 빈손으로 부대에 돌아가는 것이 거의 전부라는것이다.
그러면 다시 혹독한 명령의 채찍이 내리고, 두번 세번 또 무덤을 파러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크게 마음먹고 파헤친 무덤속에서 관을 뜯어내는데 이번 자수한 공비중의 한명은 아직 시체의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것에 부닥쳤다는 것이다. 다시 기절하다시피 나가 넘어졌다가 그래도 명령이 무서워 한손으로 시체를 끌고 얼굴을 외면한채 부대에 돌아갔더니 부대장이란 자의 말이『용감하다』는 말, 다음에『그손을 네눈으로 보지 말고 곧 손을 씻어라. 그러지 않고는 그 손으로 밥을 먹을수없다』고 하면서 독한 술을 한잔 먹이더라는 것이다.
저들도 조상의 무덤을 파헤치고 해골이나 시체를 끄집어 내서 끌고 다니게하는 일이 도저히 사람으로서 못할짓이란 것을 아주 모르지는 않는 모양이다.

<굳은 각오 지녀야>
이제 우리더러 저들 북한 공산괴뢰 두목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될수있다면 저들도 사람의 제정신을 바로 가질수는 없겠느냐 하는 것일것이다. 그러나 암흑속에 그 인민대중을 가두어두고 굶주림속에 또 무한한 공포속에 싫다 좋다의 말을 못하고 해뜨고 달지는 것이나 바라보고 살게하는 그들이요, 또 조상 무덤도 파헤치는 일을 집단적으로 강요하는 그들이라 사람의 정신을 되찾으라는것도 군소리가 아닐수 없을것이다.
문제는 우리들 자신이 이사태에 처신을 어떻게할것이냐가 무엇보다 크고 긴급한일이 아닐수없다. 저런종류의 124부대가곧북괴들의 정신상태를 전적으로대표하는것임을 생각할때 우리는 우리들의 국가생활의 모든면에서 깊은반성과 각오를 가지고 정신적자세를 극히 굳건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아가야 할것이다. 저들의 침략의 발악을 무찔러나가는 길은 오직 건전한 자유정신을 바탕으로하는 억세고 끈질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검소한 사회기풍을 길러나가는 일일것이다. 지나친 사치와 낭비가 논란된지도 오래다. 그러나 노력의 자취는 아직 희미하다. 우선 정치면에서 국회와 정부는 그자신들의 시간과 정력과 물자와 재정경제의 모든면에서 낭비를 절약함으로써 이사회의 굳건한 반공전선의 토대를 닦아나가도록 힘써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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