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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장교와 간호원이 RH-B형 수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드문「RH네거티브B」혈액형을 가진 산모가 병원담당의사와「RH네거티브B」형을 가진 미군장교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아들을 순산, 흐뭇한 화제가 됐다.
지난19일 하오4시 양구군 양구면 하리 박제숙 여인 (33)이 산고에 출혈이 극심해 우석 대학병원에 입원, 진찰을 받은 결과 전치태반으로 밝혀졌다.
산부인과 담당의사 박노경씨는 수혈을 해야 산모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산모의 혈액을 밝혀본 결과 우리나라에는 극히 드문「RH네거티브B」형으로 밝혀져 수혈할 도리가 없었다. 다급해진 박씨는 용산 미8군 병원에 급히 도와줄 것을 연락했으나 8군 병원에서는 필요한 RH형 혈액이 없어 부평·평택 등지의 미군병원에 수소문하는 등 시간이 걸렸고 산모는 거의 빈사지경에 빠졌다.
박씨는「택시」로 8군병원에 달려가 헤매고 있었으나 피를 구할 희망이 없어 낙담하고 있었는데 이때 박씨를 본 8군병원의 간호장교「버지니어·S·앤더즈」대위와 간호윈「헤이스트·R·오웬」양이 박씨의 사정을 듣고 자신이「RH네거티브B」 형이니 수혈해 주겠다고 자원, 두 사람이 6백CC의 피를 뽑아준 것이다.
박씨가 극히 귀한 이 피를 갖고 오는 동안 병원측은 산모가 더 견딜 수 없다고 단정, 대용혈액을 사용, 밤9시15분부터 수술을 시작했던 것인데 수술이 막 끝나면서 박씨가 이피를 갖고 와 수혈, 위기일발에서 산모의 목숨을 건진 것이다.
산모는 수술로 건강한 남아를 낳았고 문곤수씨 (42·양구군청근무) 는 두 미군 장교의 수혈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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