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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으로 가는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의 대월맹북폭전면중지에관한 조건을 월맹이 19일 극적으로 수락함으로써 월남사태는 이제 해결의 방향으로 중대국면에 접어들었다.
「린든·B·존슨」미국대통령의 정부는 ①월남에 대한 침투통로로 「하노이」가 현재 사용하고있는 월남과 월맹간의 비무장지대의 부활 ②월남의 여러도시에 대한 모든 군사적공격과 촌락에 대한 「테러」행위의 중지 ③미국의 「괴뢰」라는이유로 월맹이 함께 협상하기를 꺼리는 월남정부를 북폭이 중지될때 시작될 완전규모의 평화회담에 참가토록 동의할 것이라는 3개 항목으로된 미국안을 놓고 월맹측과 그동안 비밀교섭을 벌여왔던 것이다.
미국은 과연 전면북폭중지를 단행할 것이냐의 여부와 단행한다면 그시기가 언제쯤으로 될것인가하는 난제중의 난제를 놓고 대립되어온 미국의 비둘기파와 매파의 논쟁은 월맹의 분명한 태도표시로 우선 종지부를 찍게되었다.
전투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을 깨달아온 월맹은 다가온 11월5일의 미국대통령선거를 불과 2주일 앞두고 다음 미국정부보다 현 「존슨」정부로부터 최대의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은 것같다.
월맹의 수락을 하루 앞둔 18일에 이미 월맹군은 7개사단을 「라오스」 「캄보디아」및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철수시켰다는 시사가 떠돈 가운데 월남전선에는 휴전과 다름없는 정적이 깃들였다고 알려졌다.
월맹의 호지명대통령이 『최후의 한사람까지 싸우자』는 철저 강경파를 물리치고 미국안을 수락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월남과 민족해방전선(NLF)을포함시킬 확대평화회담이 반드시 순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앞으로 열릴 월남문제에 관한 정치회담에는 「베트콩」의 월남내에서의 지위와 연공문제등 한숨에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과제가 산적하고있어 월남에 영구평화가 찾아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나 어쨌든 월남의 수락결정으로 월남사태의 해결은 급진전으로 치달을 것만은 분명하다.
월남정세가 미국대통령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있음은 널리 인정되어온바이나 민주당정부의 인기없는 월남정책때문에 15%의 차로 인기면에 뒤떨어지고있던 「휴버트·험프리」민주당대통령후보의 눈부신 진출이 예상된다.
「파리」협상이 교착상태를 지속하는한 「리처드·닉슨」공화당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현저하였으나 18일의 여론조사(「닉슨」39대「험프리」34)가 보여주었듯이 정세는 민주당에 크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 확실시된다.<신상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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