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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살리기' 장외로 간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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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왼쪽)가 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국민대회’에 참석해 전병헌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 더운 듯 땀을 닦고 있다. [뉴시스]

‘을(乙) 지키기’를 부각하고 있는 민주당이 9일 장외 집회에 나섰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진보정의당·전국민주화국민운동본부 등과 함께 ‘을 살리기 경제민주화 만민공동회’에 참여해 을의 결집을 시도했다. 땡볕 더위 속에 참석한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 등 1000여 명 앞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그 아래 전답은 타들어 가고 있다”며 전답을 을에 비교한 뒤 “전답에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으면 추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을이 살아야 갑도 살 수 있다”며 “갑끼리의 일감 몰아주기를 더는 못하게 하는 법, 재고품이 쌓여도 (대리점주에게) 밀어내지 못하게 하는 법을 반드시 국회에서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을을 지켜 갑을 건강하게 만들고 건강한 갑의 경영 문화를 통해 을도 먹고 살게 하겠다”며 “6월 국회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장외 집회에 참여한 것은 대선 후 처음이다. 을에 집중하는 행보로 민주당의 존재감을 확산시키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우원식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 위원장은 “(이날 행사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 곳곳엔 중소 상인들이 준비한 ‘문구점이 무너지면 골목상권 말살된다’ ‘수퍼 갑의 횡포 더 이상 못 참겠다’ 등이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인태연 전국 ‘을’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SSM)으로 전통시장·골목시장이 파괴돼 을들이 죽어가는데도 정부·여당은 손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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