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 원작 그린 최종훈 작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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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 작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성공은 상당 부분 원작만화의 인기에 기대고 있다. 2010~2011년 다음(Daum)의 ‘만화속세상’에 연재된 이 작품은 누적 조회수 3억뷰, 독자수 200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원작자인 최종훈(필명 HUN) 작가는 1999년 ‘아이큐 점프’에 단편 ‘킬러’로 데뷔한 잡지만화의 마지막 세대다. 2006년 인터넷으로 무대를 옮겨 ‘샴’ ‘해치지 않아’ 등의 화제작을 발표해왔다. ‘향연상자’와 ‘해치지 않아’의 영화 판권도 이미 팔린 상태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운데.

 “나도 당황스러울 정도다. 마침 남북관계도 핫이슈가 되고, 하늘이 돕는 것 같다. 시사회에 갔더니 젊은 여자관객이 90%라 ‘아, 다들 배우 보러 왔구나’ 원작자로서 조금 의기소침했었다. 그런데 개봉 후 극장에 가 보니 가족관객도 많더라. 내 만화가 30%는 기여했구나 싶어 자신감을 되찾았다.” (웃음)

 -원작자로서 영화를 평가하면.

 “평면에 그린 이야기가 배우들의 몸을 입고 큰 화면에서 살아 움직이니 마냥 신기했다. 단, 긴 이야기가 영화로 압축되다 보니 각 캐릭터의 개성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다.”

 -영화에 대한 전문가 평이 좋지 않다.

 “원작부터 철저히 대중을 타깃으로 삼았다. 뭔가를 복잡하게 꼬거나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만화를 개인적으로 즐기지 않는다. 그런 작품을 그릴 능력도 없다. 쉽게 읽히는 만화가 내 스타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도 방향을 잘 잡았다고 본다.”

 -김수현의 연기에 만족하나.

 “120% 만족이다. 사실 TV를 안 봐 김수현이란 배우를 잘 몰랐다. 캐스팅 확정되고 제작사나 배급사 분들이 너무 좋아하길래 ‘대단한 배우인가 보구나’ 했다. (웃음) 배우들 대면식 자리에서 처음 봤는데 한 눈에도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더라. ”

 -“영화가 500만을 돌파하면 시즌 2를 그리겠다”고 약속했다.

“ 빨리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열심히 구상 중이다. 시즌 2는 등장인물들의 과거로 돌아가 북한의 간첩 훈련소를 배경으로 하게 될 것 같다. 이번에도 어둡고 무겁지 않게, 유쾌한 이야기로 그리려 한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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