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유니폼' 입은 롯데, 현충일 의미 되새기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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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민규 기자 mgkim@joongang.co.kr <프로야구 롯데-kia> 6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KIA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롯데선수들이 현충일을 맞아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고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롯데와 KIA의 경기가 열린 6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김시진 롯데 감독은 색다른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군복 무늬를 한 이른바 '밀리터리 유니폼'이었다. 롯데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훈 문화 확산을 위해 실시한 기념행사 중 하나로 이날 롯데 선수들은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김 감독은 "오랜 만에 군복을 입어본다"며 웃은 뒤 "오늘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는 날이 아닌가. 군복 유니폼을 통해 추모의 뜻을 나타내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밀리터리 유니폼 착용 행사를 실시했다. 밀리터리 유니폼은 6월6일 현충일과 한국 전쟁 발발일인 6월25일 두 차례 입었다. 2010년에는 우천 취소로 6월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입기도 했다. 2011년에는 현충일과 6월25일에 사직 홈경기가 없어서 착용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유니폼 제작 문제로 기념행사를 갖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는 현충일에 홈 경기가 있어서 밀리터리 유니폼 착용을 결정했다. 유니폼 착용과 함께 다양한 기념행사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수들이 착용한 밀리터리 유니폼은 지난 2010년에 입었던 것과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육군의 최신 군복인 '디지털 군복'과 유사한 소재로 만들어져 가벼워졌다. 무늬도 바뀐 패턴을 적용했다.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어 본 선수들은 호평을 내놨다. 황재균은 "요즘 군복과 비슷한 모습이다. 가볍고 신축성도 좋다. 조금 두껍긴 한데 경기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날 시구자에 6.25 참전 용사 임철학 옹을 초대했다. 그리고 깜짝 시타자로 임철학 옹의 손자 이승윤 일병을 초청했다. 이 일병은 현재 보병 53사단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다. 가족들은 이 일병의 사직구장 방문을 모르고 있었다. 전광판에서 이 일병의 안부 영상이 나오는 사이, 이 일병이 가족들 앞에 나타났다. 그야말로 깜짝 상봉이었다. 여기에 부산 지역내 해군작전사령부, 공군 제5전술 공수비행단, 의무경찰, 의무소방대원 등 2000여명을 초청했다.

롯데가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은 경기에서는 승률이 좋지 않다. 2008년 현충일 사직 SK전과 2010년 6월 30일 삼성전에서 모두 패했다. 징크스에 민감한 종목 특성상 승률이 좋지 않으면 유니폼 착용이 꺼려지기 마련이다. 롯데는 그럼에도 밀리터리 유니폼 착용을 선택했다.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롯데의 선택은 박수받을 만 하다.

부산=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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