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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권의 내일|소의 체코침공이 이끄는 향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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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거대한 공산국가 소련은 하나의 약소공산국가를 침략함으로써 「레닌」의 신봉자들에게 회복불능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소련의 이번「체코」침략과 같은 선례는 없었다. 1956년의「헝가리」침략만 하더라도 이번 침략과는 반드시 같은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때만 하더라도 소련은 반공주의자들이 정권을 접수하고 따라서 「헝가리」는 동구의 소련 영도하의 동맹에서 이탈했다고 강변할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산당과 공산당정부가 엄연히 「체코」를 통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체코」정부는 소련의 침략을 받을때까지는 세계에 「바르샤바」조약과 소련이 추구하는 「사회주의 원칙」에대해 충성을 서약하고 있었던것이다. 「체코」공산당이 하려고한 모든것은 공산당지배의 테두리안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개혁하는 것이었다.
침략으로인한 충격은 「체코」밖의 공산당의 반응으로 더욱 강조되었다.
『한 사회주의 국가가 다른 하나의 사회주의 국가의 자유와 주권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할수없는 일이다』라고 분개하고 놀란「루마니아」공산당 제1서기「니콜라예체아우세스쿠」는 선언했다.
「루마니아」공산당은 강력한 정권을 확보하고있으나 대외 관계에서는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하고있다.
「티토」도 이에 못지않게 놀랐다. 『아무 초청과 합법정부의 승인도 없이 외국군이 「체코」로 침입한 사실은 전세계 혁명운동에 광범하게 자극한 역효과를 미칠것이다』라고 「티토」「유고」대통령은 세계에 선언했다.
이상 두개의 공산국지도자의 비난은 모든 공산주의의 지혜의 원천으로 생각되어오던 나라의 당과 정부에 대한 비난인것이다. 앞으로 이런 비난은 더욱더 있을것이다.
「프랑스」공산당에는 「체코」사태는 하나의 재난처럼 보일것이다. 「유럽」에서 오랫동안 가장 영향력있는 존재인 「프랑스」공산당은 최근 「프랑스」의 위기에서 쓰라린 경험을 맛보았다. 「프랑스」공산당은 그 위기에서 자유와 민주개혁의 주도자의 역할을 자처하려해왔다.
「이탈리아」공산당 지도부도 분노를 금치못할 것이다. 「이탈리아」공산당은 「체코」공산당 제1서기「두브체크」를 강력하게 지지해왔다. 「이탈리아」공산당에는 소련의 「체코」침략은 「다극화」는 불가피하며 공산주의세계에서 오류없는 유일한 권위의 원천같은 존재는 없다는 그들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셈이된다.
그러나 중공은 이번 사태에 기뻐할것이다. 「체코」사태는 모택동주의자들에게 「부르좌」정권으로 간주되던 「체코」정권의 마지막을 의미하고 이는 또한 「크렘린」자신의 수정주의에 분열을 초래한것으로 중공이 웃음거리로 삼을터이니 소련을 더욱 난처하게 하기도한다.
소련자신은 자신들의 침략을 논리가 맞지않는 합리화로 비호했다.
소련의 「타스」통신은 「체코」공산당 중앙위의 「일단의위원들」의 호소라는 것을 방송했다. 이 호소에의하면 현「체코」공산당 지도자들은 그들이 개혁주의자들인때문이 아니라 지난 1월에 시작된 개혁운동을 위협했기때문에 축출되었다는 것이다. 하긴 「두브체크」파는 「체코」국민으로하여금 소련에대한 비판을 허용함으로써 소련에의한 계획을 위협하려했던 것이다.
세계 공산주의자들 중에는 소련의 침략의 구실을 그대로 믿으려하는 사람은 적다.
대부분의 공산주의자들은 소련의 지휘로 막강한무력을 가진 공산국가들이 또하나의 공산주의국가를 짓밟은 침략으로 보고있는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결과는 이미 분열된 공산주의 운동에 전보다 심한 분열과 불통일이 될것이다.
침략을 하는경우, 이런결과는 불가피하게 예견되는 것이다. 그러면 소련은 예견되는 댓가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짓을했을까?
소련은 세계 공산주의 전선에대한 타격은 「체코」의 개혁사태가 초래할 해독보다는 덜 할 것으로 본것이다. 집권당은 자발적으로 그권력의 일부를 양도할 수있음을 「체코」는 실지로 보였는데 이와같은 사실은 이미 내부의 동요를 보이고있는 소련을 포함한 모든다른 공산주의 집권당에 대한 하나의 위협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체코」지식인들은 20년간의 침묵끝에 검열제도 없이 의사를 발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취되었다. 이들 지식인이 발표하는 의견가운데는 지난 20년간의 「체코」에서의 소련의 역할을 비난하는 것까지도 포함되었던 것이다. 소련이 보기에는 이와같은 언론의 자유가 「체코」를 마침내 서방속으로 기울어지게 할지도모를 위협으로 보았던것이다.
「체코」는 전략상으로 전초지점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군사적인 침략과 이요소는 소련의 군부가 엄격한 권력을 쥐고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리하여 공산권의 새로운 위기를 조성할것이라는 점은 제쳐놓고라도, 「체코」사태는 심중성과 설득을 주장한 소련의 온건파와 군사적 행동을 주장한 강경파 사이에 불가피하게 하나의 폭발적 대결 상태를 조성할 것이다. 조만간 소련의 강경파 지도자들은 위기에 처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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