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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기구』로의 발돋움|―막올린 제3차「아스팍」회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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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캔버라=허준 특파원】최규하외무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ASPAC 제3차회의에 참석할 한국측대표단이 29일상오9시10분 「시드니」(29일낮12시40분=캔버라 현지시간) 공항에 도착했다.
섭씨 3∼4도의 쌀쌀한 초겨울 날씨속에 공항에내린 최외무장관일행은 「폴·해슬럭」외상등호주외무성관리들및이동환호주대사를 포함한 대사관직원들의 영접을받았다.

<효과적 지역협조>
대표단일행은 「시드니」에서는 호주정부가 ASPAC대표단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호주공군기(RAAF)편으로 「캔버라」에 도착, 간단한 공항의식을 마치고 미리 준비된 자동차편으로 대표단 숙소인 「캔버라·렉스·호텔」에도착, 여장을 풀었다.
30일 개막될 ASPAC제3차회의의 의장에는 주최국인 호주의「폴·해슬럭」외상이, 부의장에는「미끼」(삼목무부)일본외상이 각각 선출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회의는 주로 월남문제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반적인 정세검토및 역내국가간의 경제협력을 보다 구체화하기위한 방안이 모색될것으로 이곳외교「업저버」들은 보고있다.
제3차회의는 지난해의 「방콕」회의의결산에따라 ASPAC회원국간의 보다 긴밀하고 효과적인 지역협력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협의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원국간의 경치·경제·사회·문화등등 각분야에 걸친 이질성과 ASPAC이 지닌 정치적성격의 유연성은 실천기구로의 성장을 제약하고있는게 사실이다.

<「공시」형성 촉진>
이같은 여건에 비추어 정부는 이번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간의 지역협력을 보다 굳건히 하는 뜻에서 「아시아」공동시장형성을 장래의 「비전」으로 삼고 이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한 단계적 조치로서 「경제조사위원회」같은 상설위원회의 설치를 제의할 방침이다.
제1차 서울회의는 ASPAC을 연례적인 상설기구로 만드는데는 성공했으나 단순히 이지역국가간의 상호협력과 공동체의식을 강조, 다분히 이질적인역내국가를 한자리에 모으는데 그쳤었다.
67년7월 태국「방콕」의 제2차회의는 일본등 일부회원국들이 주장한 「단순한 토의기능」에만 그치지않고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들의 협조와 결속을 위해 스스로 무엇을 이루어야 할것인가하는 실천기구로 ASPAC의 기능을 강화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으로는 한국 태국등이 의도했던 반공색채를 띤 자유국가단결체주장과 주로 일본을 중심으로 전개된 중립국에대한 문호개방주장은 아직 아무런 매듭을 짓지못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어 ASPAC이 실제 어떤사업을 실천할수 있을는지는 다소 문젯점이있다.

<북괴의 도발경고>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반공을 전면에 내세운다거나 선진국과의 경제경쟁을 능률적으로 수
행하기 위한 후진국들의 단결기구로 ASPAC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유력회원국인 일본을
비롯한 선진「그룹」의 반대로 큰장애에 부닥치고있다.
「압둘·라자크」「말레이지아」부수상은 24일『「말레이지아」는 중립노선을 표방, 공산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맺고있기때문에 ASPAC을 반공전선 또는 군사동맹으로 변모시키려는 어뗘한 노력도 지지하지않을것』임을 분명히했고 일본은 당초부터 그같은 입장을취하고있다.
ASPAC의 발전을 위한 이러한 장애요인들은 회윈국의 정치노선이나 문화적 이질성뿐아니라 경제발전의 차이에도 있다.
최규하외무장관은 25일 정부의 ASPAC기본대책을 밝히는 가운데 『ASPAC의 군사동맹화나 반공동맹화는 고려해본 일이없다』고 잘라말했고 공동시장형성구상도 이를타진하는 조사위설치를제의하는정도로 후퇴할뜻을밝혔다. 따라서EEC와같은 경제「블록」형성은 아직 시기적으로 어려우며 이보다는 지역적으로 세분될 지불동맹, 관세양허, 무역자유화, 경제계획의 상호조정문제등이 논의될것으로 보이나 이문제도 선진「그룹」과의 이해상충으로 논란을 거칠것같다.
선진국「그룹」중 일본의 입장이란 선진국의 후진국 경제원조가 목적인 이른바 「삼목구상」으로 통칭되는 태평양공동체실현을 위해 동남아개발각료회의를 키우는것이며 이것은 「아스팍」의 경제적 협력기능을 상대적으로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이「삼목구상」은 최근 대소무역에 발을 내디디고 있는「필리핀」「말레이지아」와 호주 「뉴질랜드」등 「아시아」지역의 선진국들의 지지를 얻고있는것으로전해지고있다.
때문에 「동등한 참여자」로서의 경제적 협력관계에 촛점을 맞춘 한국의 「아스팍」공동시장형성제의는 다른회원국들사이에 원칙적인찬성을얻고있다.
한편 작년8월에 창설됐던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사바」영유권을 둘러싼「필리핀」과「말레이지아」의 분쟁으로 와해될 기미가 보이자 일부 회원국사이에 「아스팍」과의 통합문제가 재빨리 거론되기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차회의때 합의된 사회문화「센터」의 서울설치가 확정되는한편 태국이
제의한 경제조정「센터」가 구체화될것으로 전망되고있어 ASPAC의 실천기능을 보다 굳히게 될것 같다. 또 3차회의를 계기로 「캔버라」에 기술자「풀」이 개설된다.
정부는 이번 회의의 대비책으로 북괴의 한국에대한 무력도발의 위험성을 회원국들에 널리 인식시키고 중공의핵실험, 월남사태등공산위협에 직면하고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들의 단결의 필요성을 강력히 호소함으로써 ASPAC의성격이 모호하지않도록하는분위기조성에중점을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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