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부터 93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75)가 회장으로 있는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재팬 소사이어티와 공동으로 미국에서 한.일 불교미술 전시회를 연다.
기간은 오는 4월 9일부터 6월 22일까지며, 장소는 뉴욕 맨해튼의 재팬 소사이어티 내 갤러리다.
6~9세기께 동북아시아에 초기 불교가 전파될 당시 한.일의 불교 미술품을 전시하는 이번 행사는 한국의 불교 문화가 일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가늠해 보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나라의 국립박물관(한국 경주박물관,일본 나라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92점의 불교 문화재가 미국땅을 밟게 되는데, 이 중엔 금동불.목불.석불 등 다양한 불상을 비롯해 기와 등 건축자재와 조각.회화작품 등도 포함된다.
한국측 미술품은 삼국시대 (기원전 57년~기원후 668년)의 유물과 한국 불교미술의 전성기인 통일신라 시대의 것이 주축을 이뤄 일본의 아스카 (538 혹은 552~645년)와 하쿠호(645~710년), 나라 (710~794년)시대의 유물들과 비교 전시된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10년째 이끌고 있는 그레그 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종교와 문화의 위대한 흐름은 오랜 세월 한.일의 오랜 정치적 적대감에 의해서도 좌절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교의 교리와 문화.예술은 몇 세기에 걸쳐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파됐으며, 이번 전시회는 그런 역사적 사실을 조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를 4년 전부터 준비해 온 재팬 소사이어티 갤러리의 알렉산드라 먼로 관장도 "이번 전시회는 동아시아의 불교미술이 어떤 경로로 발전해 왔는지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품은 ▶6~7세기 한국 삼국시대의 불상▶7~9세기 불상의 전파와 변형▶전돌.기와 등 불교 건축▶불경과 불교의식 용구 등 네 부문으로 나뉘어 전시된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한.미 양국의 기업과 관련 인사들이 상호 이해를 높이고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57년 만든 비영리단체이며, 재팬 소사이어티는 이보다 50년 앞서 출범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sims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