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아베, 역사적 교훈 배웠는지 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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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장) 일본 전 총리가 한국·중국과 갈등을 빚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자민당) 일본 총리를 공개 비판했다. 30일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2013’ 공식 개막식 기조연설에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인류 문명 발전의 키워드는 분쟁이 아니라 협력”이라며 “일본 전 총리로서 현 아베 정부가 역사의 가장 중요한 교훈을 충실히 배웠는지 의문을 갖고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 아베 정부 등장 이래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집단 참배하거나 ‘무라야마 담화(일본의 침략전쟁 인정)’와 ‘고노 담화(위안부 실체 인정)’를 개정하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히 언급하는 등 이웃 국가들을 도발하는 언행이 빈번해졌다”고 지적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또 “미국조차 일본이 아시아를 전쟁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우려를 표했다”고 비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해 러시아·대만이 상호불신에 빠져 분쟁을 이어가는 동안에는 북한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없고, 이들 국가의 냉랭한 관계는 북한이 더 도발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부추긴다” 고 말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아시아 전략은 헤게모니(패권) 다툼 양상을 보여 그 파장이 아시아 곳곳에 미치고 있다”고 진단하고 “정치·경제적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만큼 당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건설적인 미래를 위해 통찰과 지혜를 모으자”고 제안했다.

 제주도·국제평화재단·동아시아재단·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포럼의 주제는 ‘아시아의 새로운 물결(New waves in Asia)’로 지난 29일 개막했으며 31일 막을 내린다.

  제주=장세정·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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