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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18주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다시 「6·25의 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18년전 이날 만단의 침략 준비를 갖춘 북괴군은 소련 및 중공의 전적인 지원 밑에 38선 전역에서 남침을 감행했었다. 미군 철수 후 거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던 대한민국은 병력과 장비에 있어서 심히 열세한 군대를 가지고 싸우게 되었는데 군사력의 심한 불균형 때문에 적침을 막지 못해 개전 후 4일만에 수도 서울을 적의 수중에 넘겨주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그후 「유엔」군의 참전, 그리고 국군 및 「유엔」군의 북진 반격으로 정세는 크게 역전되었지만 이해 말 중공군이 불법 개입함으로써 한국전쟁은 근본적으로 면모를 달리하게 되었다. 51년 하기부터 전선은 점차 교착상태에 합입했었는데 「일면전쟁·일면협상」의 기이한 상황이 2년 동안이나 지속되다가 53년에 간신히 7·27휴전이 성립되었다. 그후 남북간의 적대적 대립은 완화되기는 고사코 더욱 첨예화하였지만, 1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휴전 동결 상황은 아직 지속되고 있다.
6·25의 비극은 잔인하고 악독한 공산도당이 전 한국적화의 목적을 달성키 위해서는 어느 때건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을 사양치 않는다는 것을 사실로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공산당의 악랄한 침략책 등을 분쇄키위해서는 무력에 의한 단호한 제재가 필요하였고, 또 한반도에 있어서 전쟁재발을 막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북괴보다 훨씬 더 강대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한 조건임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휴전성립 후 15년이란 긴 시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되고 있음은 북괴가 남침 적화 야망을 버렸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북간에 군사력상 균형이 조성되어 있거나, 혹은 우리측의 군사력이 북괴측의 군사력보다 우세한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임을 우리는 잠시드 잊어서는 안된다.
올해 들어 1·21사건을 재기로 한국정세는 또다시 긴장, 어두운 전운이 감돌고 있는 느낌이 짙었으나 국군 및 미군의 신속한 증강노력으로 북괴는 감히 전면 남침도, 「게릴라」전적인 침투도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한국에서 전쟁이 재발할 위험성이 전적으로 가셔진 것은 결코 아니다. 62년이래 만 5년간 총력을 기울여 남침준비에 광분하고 있는 북괴는 국제정세가 자기네들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거나 혹은 한국의 안전보장태세에 소홀한 점이 있어 그 사이를 족히 뚫고 들어올 만한 구멍만 생겨나면 아무 때나 다시 불장난을 일으킬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음을 절대로 과소 평가해서는 안된다.
특히 금년은 휴전성립 만15년이 되는 해라, 북괴는 6·25에서 7·27까지 남한에서 미군을 축출키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쓸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니 만큼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더 경각심을 높여 그들의 남침의욕을 사전에 단호히 분쇄키 위해 제반준비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에 놓여 있다. 그렇다고 하여 지나치게 위기의식을 고취하는 것도 금물인 것이니, 우리는 북괴에 의한 한국정세 긴장조성의 기본목적의 하나가 바로 한국사회를 불안케하여 경제건설의 「템포」를 둔화시키자는데 있다는 것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유비무환은 국가안보의 철칙임을 확신하면서, 일하면서 싸우는 정신적 자세 확립에 국가총력을 집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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