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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비행|「5배증가」원인과처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날이갈수록 청소년문제는 심각해져가고 있다. 이것은세계적으로 공통된경향이기도하지만한국의 경우는·좀더심한편에속한다. 「청소면보호의달」로정하고 여러 가지행사릍벌였던지난5월한달동안 경찰단속에적발된10대청소년이 1만2천여건, 이숫자는작년5월에비해5배로늘어난 것. 그중10대 소녀가20%를차지하고 있다. 내용은심야외출, 불순이성교제, 부녀희롱,음주,긱연, 무단가출그리고폭행치사등이다.
한창발랄하고 씩씩하게성장해야할청소년들이 이처럼거칠고비뚤어지고 난폭해지는원인이무엇인가. 급격히변천하는 사회와가정가치관이문제이고 그러한변천의혼돈속에서그들을바르게이끌지못하는 성인들이도리어 그들을불신하고모멸하는것등 이커다란원인임을전문가들은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청소년의올바른 성장을위해부모들은 어떻게노력해야할것인가. 우석대학리병원교수(정신신경과)와 성균관대학정희경교수(아동심리) 그리고서울대문리대금경동전임강사(사회학)에게 비행청소년의원인과 처방을들어본다.

<뚜렷한가치관심게|건전한성교육·이해있는대화|정열발산할길터야>

<정신신경과>이병윤씨
기계문명의 발달지수와 비행소년의발생지수는일치한다. 기계문명은정확하고 신속하고능률적으로돌아가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그인간적인정서를바라는것이아니다. 그러나인간은기계문화의가치관에는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간주되는정서를버릴수는없는 것이다. 여기서오는정서장애는비행으로번지고 그것을「매스콤」은크게다루어 정서장애의유행을조장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돈이가치관의중추가된다. 그래서돈을벌기위해서노력하고연구한다. 한국의경우는 돈과권력이혼돈된가치관으로 등장해서갈피를잡을수가없다. 가치관의확립이없는상태에서 자라는청소년은 자기에게즐거움을가져오는 것을 비판없이받아들인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는경제적인공급자인 동시에아이들에대한 질서와법과윤리가치관의전달자와 모범가의구실은해야한다. 그런데오늘의한국의아버지는90%의 시간과정열은경제적인 공급자로허덕인다. 나머지10%로아이와, 아네를돌보아야한다. 더구나애정의공급자인어머니는 치맛바람·계바람으로주부부재론이대두된다. 이러한부모로이루어진가정은 허전하고쓸쓸하다. 아이들은 밖으로나간다. 그리고탈선한다. 이러한사회와가정의형태는 균형잡힌정신경제가없는 근대화작업에서 발생하는현상이다. 위정자의반성이 앞서야해결될문제다.
청소년 비행의원인을 직장여성의애정부족이나가난과같은 가까운데서찾으려는것은잘못이다. 덮어놓고잘살아보자는등의 근대화작업이아니라 의미있는작업에임할수있게해야한다.
뚜렷한 의미를부여하지않고 공부하라, 좋은학교에가라, 또는착하게행동하라는등의 어른의충고는 그들에게모든힘을다해서 바르게활동할 수 있는 방향을잡아주지못한다.
청소년을 불신하는것도생각할문제다. 몸수색을한다든가, 성인들이그들의인격을존중하지않는 것은 비행의원인이될수있다.
사춘기의 기간이옛날보다길어진데도 원인이있다.
긴사춘기는 앞을뚜렷이내다볼수없게한다. 그래서 허전하고자멸감을느끼게된다.
성도덕의변천에는 정도와순서가있어야하는데 너무단절적이고비약적이었다. 마음의준비는안됐는데 행동이앞섰기때문에자극이심하다. 건전한성교육이필요하다.
성인과 청소년과의단절된대화가문제다. 성인의경험은오늘의청소년의체험과는 너무다르다.성인은자기의체험에 비추어탓하고 이해하려하지말고 순수한생각으로그들의입장을 음미해보아야한다. 그들의입장을 솔직하게인정하는태도로 그들과의대화를 이어가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사회와가정의 형태가다른모습으로 급격히변천하는시기에 바른방향을잡아줄수있는힘이없기 때문이다. 무너져가는 규업에대치할힘이없다. 빗나가는청소년들을 지도할성인들이방향감각을모르고서 그들을견제할수없다. 그것은젊은세대에게 비판의자유와연구의보장이없기때문이다.
부모와 친구와 학교선생과사회지도자 그리그「매스콤」이함께 제구실을하지못하면 청소년문제는개선되기 어렵다.
가정이나 사회또는국가에서인정된범위내에서 그들의 외로움을느끼지않게해야한다. 쉴수있는가정과 그들의정열을필 수 있는 기구의마련. 아주어린아이들에게는 그나마놀이터가있으면서 청소년의 정열을발산할수있는광장은없다. 어두운면만과장하고지나치게 세밀히보도하는「매스큼」은명랑하고 기대되는점을더많이 취급하는것도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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