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별장 성접대 의혹' 김학의 전 차관 29일 소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윤중천(52) 전 중천산업개발 회장의 사회 고위층 성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김학의(56·사진) 전 법무부 차관 측에 “오는 29일 경찰청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김 전 차관은 윤 전 회장으로부터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간 김 전 차관 측과 수차례에 걸쳐 소환 일정을 협의했으며, 소환 날짜를 29일로 확정해 최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김 전 차관 측으로부터 29일 예정대로 출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진 못했다”면서도 “수사를 통해 증거를 많이 확보한 만큼 김 전 차관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전 차관을 불러 윤 전 회장으로부터 실제로 성접대를 받았는지, 접대의 대가로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줬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계획이다. 또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 가운데 최소 3명으로부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유력 인사와 관계를 맺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김 전 차관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그러나 윤 전 회장은 이달 들어 4차례 진행된 경찰 소환 조사에서 일관되게 성접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차관 역시 “윤 전 회장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29일로 예정된 소환 조사에서 김 전 차관과 윤 전 회장을 대질신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윤 전 회장이 불법 건설 로비를 한 의혹과 관련,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전 회장은 D건설 대표로 재직하던 2010년 8월 대우건설이 시공한 강원도 춘천시 P골프장의 하청 공사를 수주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윤 전 회장이 대우건설 측 인사나 공무원 등에게 금품과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대우건설 압수수색을 통해 P골프장의 하청 공사 입찰과 인·허가 관련 서류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에 앞서 서종욱(64)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대우건설은 24일 “서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23일 이사회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2007년 말 취임한 서 사장은 2010년 대우건설이 산업은행에 넘어간 뒤에도 연임에 성공하며 5년5개월간 재임해 왔다. 서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주택사업담당 임원,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냈다. 업계에선 회사가 4대 강 사업 담합과 수주 관련 비리 의혹 등에 연루된 데 부담을 느끼고 서 사장이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조만간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정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