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 첫 출전 김주형 넘기고 또 넘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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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9번 1루수 김주형. 23일 KIA와 한화가 맞붙은 광주구장 전광판에 낯선 타순과 이름이 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KIA 최희섭(34) 대신 김주형(28·사진)이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타순도 낯설었다. 거포들의 포지션인 1루수가 9번 타자로 나서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김주형이 하위타선에서 부담 없이 타격할 수 있도록 KIA 코칭스태프가 배려했다.

 KIA의 9번 타자가 폭발했다. 김주형은 4-1이던 4회 한화 안승민으로부터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시속 140㎞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로 날아들자 벼락같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는 8-1이던 6회 이태양의 높은 직구(141㎞)를 다시 잡아당겨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첫 출장에서 연타석 홈런이 터졌다. 타격 침체로 고생했던 KIA는 ‘공포의 9번 타자’ 김주형의 홈런 두 방 덕분에 10-2로 대승했다.

 김주형은 올 시즌을 퓨처스(2군) 리그에서 시작했고 34경기에서 타율 0.259·2홈런에 그쳤다. KIA의 1군 사정도 급했다. 김상현이 SK로 트레이드됐고, 최희섭도 부진에 빠졌다. 게다가 부상 중인 김주찬·신종길의 복귀도 늦어지며 공격력이 약화됐다. 결국 KIA는 김주형에게 기회를 줬고, 그는 보란 듯 괴력을 뽐냈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주형은 10년째 유망주에 머물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 도중 2군으로 떨어져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주형은 늦게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인천에서는 NC가 모창민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SK를 6-2로 이겨 꼴찌에서 탈출했다. 대구에서 LG는 삼성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연장 11회 정수빈의 끝내기 안타로 넥센에 2-1로 이겼다.

광주=이형석 기자

◆프로야구 전적(23일)

▶한화 2-10 KIA
▶LG 3-2 삼성
▶NC 6-2 SK
▶넥센 1-2 두산(연장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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