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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군을 찾아주셔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경찰국장아저씨. 오는 19일 새 학년 첫 소풍에 함께 가도록 진규를 찾아주셔요. 진규가소매치기 소굴에 갇혀있지 않나 두려워요…』.
17일 최두열 서울시경찰국장 앞으로 서울홍능국민교5년3반 어린이들로부터 56통의 편지가날아들었다.
허정균군(11) 등 56명의 어린이들은 집을 나간 지 2달이나 되는 같은 반 친구이진규군(11·동대문구청량리1동27)을 걱정한 끝에 지난 11일 학급자치회를 열고 진규군을 찾아달라고 편지를 보낸 것. 이군은 지난 2월20일 하오3시쯤 학교에서 돌아와 엄마(구순모)에게 2백원짜리 운동화를 사달라고 보채다가 야단을 맞고 나간 뒤 소식이 없다는 것.
가족들은 보름동안 미아보호소·아동보호소·고아원은 물론 어린이가 소매치기에 유괴당했다가 극적으로 탈출했다는 보도를 읽고 서울역 앞, 청량리역 앞 등 우범지대도 뒤졌으나이군은 없었다. 당황한 가족들은 서울시경수배 「센터」에 신고도하고 학교에 이 소식을 알렸다.
뜻밖의 소식에 놀란 담임 김흥수선생(31)과 반 친구들도 이날부터 이군 찾기에 나섰으나한 달이 지나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19일 동구릉으로 소풍가기로 결정되자 반친구들은 『진규가 돌아와 같이 갔으면…』하는생각이 간절했고 소풍갈 기쁨보다 이군의 소식이 안타까웠다는 것.
간곡한 어린이들의 편지를 읽은 최국장도 진규군의 장래를 걱정하면서 관하 전경찰에 『진규군을 꼭 찾아 친구들에게 보내라」고 특별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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