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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의 방미등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존슨」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17일 「하와이」의 「호놀룰루」로 향발한다. 이번한·미 정상회담은 「아시아」전체가 직면한 시대적성격으로 보나, 그중에도 특히 한·미 양국이 직면하고있는 내외정세의 미묘함에 비추어보거나 매우 중대시 하지않을수 없는 회담이 될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이번 회담에서는 월남협상에 따른대책, 한국의 방위문제, 「푸에블로」호 송환교섭을 위한 판문점회담등의 문제들이 토의될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월 「밴스」특사가 내한했을 때 만족할만한 합의를 보지 못했던 북괴재침시의 「한·미양국에 의한 즉각적인 공동보복」문제가 논의의 초점이 될 것으로도 전망되고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들은 현정세의 중대성에 입각해볼 때 오히려 기엽적인 문제들이 아닐까한다. 이번한·미 정상회담을 중대시하지않을수 없는 소이는 전기한 문제들이 토의된다는데 있다기 보다는 차라리 미국의 대아정책이 점차 전환하는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 회담이 열리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3·31「존슨」대통령의 성명이래 한국민을 비롯한 「아시아」자유제국민의 심정은 지극히착잡한 것이 있었다. 「존슨」대통령의 성명은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방위의지가 후퇴한 것으로도 볼수 있으며 월남협상을 위한 일방적인 미국의 적극적인 자세표시는 여타 「아시아」국가의 의사를 도외시한 감마저 없지않다.
그에따라 「아시아」국민들은 미국의 대아정책에 의아심과 부신감을 감출수 없게 된 것이 실정이다. 미국의 대아정책은 과거에 천명된 여러번의 공약이 있다하더라도 앞으로 그「어프로치」에 있어서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아시아」전문가들의 논조를 보면 종래 미국은 「아시아」의 위기에 대응해서 「수퍼·파워」의 입장을 취해왔으나 앞으로는 그것을 수정하여 촉매자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말이있다. 또 이른바 필요도에따라 「선택적으로 개입한다」는 「신고립주의」까지 싹트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공산변쇠는 어쩔수 없으므로 그와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유화론도 있는것이다.
미국의「아시아」에 대한 정책전환은 어디까지 갈것인가. 그 동인은 어떤것이며 그실제는어떤것인가. 또 그렇게 될 때 한국의 유사시에 미국은 어떻게 나올것인가.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무엇보다 이와같은 근원적인 의문이 깨끗이 풀려져야 할 것이다.
그다음 미국이 당면해서 월남정책을 전환시킨다고 할 때「아시아」제국의 발언을 어느정도로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가있다. 3·31「존슨」대통령의 성명이 나오자 월남은 물론 태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적이 놀라움과 실망의 뜻이 표명됐다. 이와같은 놀라움과 실망이 있었다는 것은 그대로 미국의 정책전환과 「아시아」제국과의 거추가 있는 것을 의미하며 사전협의와 보조가 철저하거나 일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남문제해결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참전국의 발언졸이 확보되느냐 않느냐는 미국의 대아정책의 향방을 가름할수 있으며 「아시아」제국의 이해와 직접 연관된다. 미국의 대월 내지 대아정책은 「아시아」제국의 의사와 동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금차 「호놀룰루」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부간에 개재된 문제들이 원만히 타결될 것을 바라지만 보다 근원적으로 현상한바, 한국민은 물론 「아시아」제국민이 가진 의아심과 궁금중이 속시원히 밝혀져야만 한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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