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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과 안정감의 조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재헌·백악호 양씨의 「소나타의 밤」이 25일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바이얼린」과 「피아노」의 「앙상불」을 생명으로 하는 「바이얼린·소나타」는 두악기의 맞먹는 기교와 통일된 호소력이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단아한 격조와 온화한 소리빛깔을 보여준 이재헌씨의 「바이올린」에 비해 백악호씨의 「피아노」는 보다 대범하다. 특히 소리깔 하나하나에 심려한 점은 대조적이다. 말하자면 음악적 자질이 너무나 뚜렷하다고 할까.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들이 한종합체로서 지향될 수 있었던 것은 두사람의 기교와 대등했고 구성상의 배려가 일치하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역강과 변주의 멋을 필요로한 「베토벤」은 그와같은 경향을 입증해준 작품으로 꼽을수 있다. 가령 1악장 벽두의 「유니손」은 「바이얼린」보다 「피아노」가 뚜렷하다.
또한 2악장의 변주에서 「피아노」가 고음으로 연주되고 3악장 후반에서 「다이나믹」한 것을 묘사하는 경우는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그러나 절도있는 절분법과 속도감, 적응성있는 대화등 모든 요소는 품격과 안정감있는 구성체로 승화된다. 「브람스」는 1악장에서 「바이얼린」의 중음주법과 「피아노」의 화음감이 강도의 차질을 보였다하더라도 절도있게위아래로 엇갈리는 대위에서 묘기를 보인다. 특히 「바이얼린」의 노래가「피아노」의 「리듬」과 「알페지오」를 타고 흐르는 대목은 세련된 경지를 이루고 있다.
마지막의 「브리튼」조곡은 「피아노」의 즉흥성과 「바이얼린」의 감흥이 다소 거리감을느끼게 했으나 호흡에 틈이없어 구성이 탄탄하고 생기에차 우리나라 초연치고는 성공적인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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