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시즌결산] 멤피스 그리즐리스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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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MVP

그리즐리스의 올 시즌 MVP는 앞서 말했듯 신인 듀오 파우 가솔과 숀 베티어를 꼽을 수 있다.

킹스에서 팀에 합류한 제이슨 윌리엄스는 65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평균 14.8득점, 8.0어시스트, 3.0리바운드의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킹스 시절부터 지적되던 좋지 못한 슛 셀렉션과 각각 38%, 29%를 나타내는 필드골과 3점 슛 성공률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

◇ 팀 MIP

신인 시절이던 00~01시즌, 1라운드 2순위 지명자답지 않은 평균 4.9득점, 3.6리바운드의 성적만을 올렸던 스토마일 스위프트.

그는 올 시즌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지난 시즌의 80경기 출전에는 못 미치는 68경기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평균 11.8득점, 6.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프로 1년 차 때와 마찬가지로 선발 출전하기보다는 벤치에 머무르다 경기에 나왔던 적이 훨씬 많았음에도 득점, 리바운드, 블록 슛을 비롯한 전 부분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오프시즌 동안 샤리프 압둘라힘의 트레이드로 애틀란타 호크스에서 자리를 옮긴 로렌젠 라이트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 역시 LA 클리퍼스와 애틀란타 호크스에서의 실망스러웠던 5시즌을 보낸 후 올 시즌 평균 12득점, 9.4리바운드의 성적을 올렸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43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시즌 초반 리바운드 부분 전체 1위 자리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보이며 브라이언트 리브스가 빠진 팀의 센터 자리를 이끌었다.

라이트와 비슷하게 지난 2년 간 마이애미 히트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가비지 타임'용 선수로 뛰었던 로드니 버포드 역시 올 시즌 그리즐리스에 합류하면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버포드는 63경기(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출전 수였다)에 나와 평균 9.4득점, 4.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마이클 딕커슨의 공백과 신인 숀 베티어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었다.

◇ 아쉬움이 남는 리브스와 오스틴

팀 역사상 첫 번째 신인 드래프트로 입단했던 '빅 컨트리' 브라이언트 리브스는 결국 계속된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올 시즌 은퇴하고 말았다.

높은 연봉과 몇 시즌 동안 정체된 기량 때문에 다른 팀들과의 트레이드도 어려웠던 그는 프로 입단 당시 받았던 기대에 비해 조용하게 NBA 경력을 마감했다.

216cm의 거구로 '백인 샤크'라는 별명을 들으며 대학시절 소속팀 오클라호마를 NCAA 4강까지 이끌었던 리브스의 프로 생활은 수탄치 못했다.

신인시절과 프로 3년 차 시즌까지는 나름대로 역할을 다했으나 이후 크고 작은 부상과 NBA의 엘리트 센터들을 막기 역부적이었던 스피드는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유타 재즈에서의 무명 시절을 뒤로 한 채 마이애미 히트와 LA 클리퍼스에서의 성공 시절을 보내며 96~97시즌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하기도 하며 주가를 높였던 아이작 오스틴 역시 그리즐리스에서는 변변치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올랜도 매직, 워싱턴 위저즈에서 보여주었던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었고 부상까지 겹치며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 시즌 21경기에 나와 평균 3.6득점, 3.4리바운드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던 오스틴은 결국 시즌 중반 방출되고 말았다.

만약 두 선수 모두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그리즐리스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 부상이 밉다 - 딕커슨, 나이트, 앤더슨

어느 팀이나 부상 선수들로 골치를 섞는다.

그리즐리스도 예외는 아니어서 팀의 주전 슈팅 가드로 기대를 했던 마이클 디커슨이 단 4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시즌 아웃되면서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이슨 윌리엄스 보다 안정된 경기 조율 능력으로 코칭 스태프의 신임을 얻었던 브레빈 나이트 역시 시즌 내내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킹스에서 윌리엄스와 함께 올 시즌 새로 합류한 노장 닉 앤더슨 역시 부상으로 노쇠화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15경기에만 나와 딕커슨의 공백을 채워 주리라던 팀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그리즐리스는 구멍난 가드 진을 보강하기 위해 시즌 도중 NBDL과 CBA와 같은 '마이너리거'출신인 아이작 폰타인, 에디 길, 엘리어트 페리 등으로 채우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 희망의 빛을 보인 그리즐리스

창단 이후 6시즌만에 연고지 이동이란 큰 변화를 겪었던 그리고 그 6시즌 동안 시즌 30승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그리즐리스.

비록 멤피스에서의 첫 출발은 예전 모습 그대로의 성적을 올렸으나 그들에게는 밴쿠버시절 보다는 열광적인 홈 팬들과 새로이 제너럴매니저에 합류한 제리 웨스트, 그리고 가솔과 베티어라는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재목을 발견했던 01~02시즌이었다.

앞으로 다가올 시즌을 위해 새로 부임한 단정 웨스트는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로 더욱 그리즐리스의 전력을 보강할 것임이 분명하다.

암울했던 밴쿠버 시절을 잊고 서서히 도약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그리즐리스.

그들의 올 시즌은 결코 성공적이라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실패했던 것도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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