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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판 「귀하신 몸」하녀공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시드니」의 밤은 연일「파티」로 흥청거렸다. 「합스부르크」왕가의 「안네그레트」공주가 「시드니」에 체류중인 것이다.
허영심 많고 돈많은 「시드니」의 상류사회는 하마터면 「안네그렌트」공주를 몰라볼 뻔했다.
그녀는 도심지의 고급「호텔」에 「안네그레트·스피르카」라는 익명으로 투숙했기 때문이다.
이 「귀하신 몸」의 정체가 밝혀진 것은 그녀에게 배달된 꽃다발에 「안네그레트공주 귀하」라는 쪽지가 있는것에 「호텔」지배인이 주목한데서부터였다. 「안네그레트」는 성가시니까 자기가 공주임을 밝히지말아 달라고 지배인에게 부탁했지만 공주가 투숙중이란건 「호텔」의 명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시장의 환영「파티」에이어 「안네그레트」는 매일밤 연회에 초대되었다.
이 「허영의 도시」에 「청천벽력」이 떨어진 것은 시민들이 아직 「파티」의 흥분이 채깨어나기도 전이었다.
「안네그레트·폰·합스부르크」공주의 진짜 정체는 「안네그레트·스피르카」라는 26세의 독일고아라는 사실이 탄로된 것이다.
「안네그레트」는 할머니와 함께 「본」서 살다가 「시드니」로 건너와 어느 유태인가정에서 하녀노릇을 했다.
그러나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끝에 도심지의 고급「호텔」에 투숙한뒤 꽃다발을 하나 사서 「안네그레트 공주귀하」라는 쪽지를 달아 제손으로 자기앞으로 보낸 것이다.
「호텔」지배인과 시장과 모든 시민들과 신문·방송이 감쪽같이 속아넘어갔다.
그러나 어느「파티」에서 「시드니」행여객선을 같이 타고 오면서 그녀와 긴대화를 한바있는 「오스트레일리아」사람을 만남으로써 「시드니」시민전부를 어릿광대로 만들어버린 가면극은 막을 내렸다.
그녀는 막대한 「호텔」숙박료, 양장점·양화점·미장원의 외상값도 물지못한채 추방됐다.
「시드니」서 내쫓긴 「안네그레트」는 「이탈리아」의 「제노아」에 상륙했다. 거기서 젊은 「아랍」실업가에게 말을 걸고 이번에는 독일「호엔솔레른」왕가의 공주로 자처했다.「쿠웨이트」에서 큰 상사를 경영하는 이「아랍」인은 이미 독일여자와 결혼한 몸이었으나무리하게 이혼을 하고 「안네그레트·폰·호엔솔레른」공주라는 이아가씨와 결혼했다.
그러나 「쿠웨이트」의 살풍경에 싫증난 「안네그레트」는 거부인 남편의 호주머니를 털어 혼자 「뒤셀도르프」로 돌아왔다. 거기서 「메르세데스·벤츠」300을 운전사와 함께 전세내어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이스라엘」문화상의 딸로 자처했다.
59년부터 9년동안 「귀하신 몸」행세에 대담할대로 대담해진 그녀는 서독전국과 「파리」를 무대로 결혼사기행각을 계속했다. 지난2월 「파리」에서 주독「이스라엘」대사의 질녀를사칭하다가 마침내 발각되어 철창신세를 지고있다. <독슈테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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